AZ 접종 정은경 "먼저 맞아 송구…접종 순서 오면 꼭 응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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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AZ 접종 정은경 "먼저 맞아 송구…접종 순서 오면 꼭 응해달라"
1일 오전11시께 청주 흥덕구보건소에서 AZ 접종||"고혈압약 먹고 있어…예방접종 위해 많이 잤다"||원활한 접종 위해 반팔 착용…"하나도 안 아팠다"||확진자 증가 걱정…"매일 신세지는 것 같아 죄송"||30분간 관찰…"이상 반응 어떤지 지켜보려 한다"||"AZ, 8~12주 사이 재접종 일정 계획 변경 없다"
  • 입력 : 2021. 04.01(목) 14:54
  •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일 오전 충북 청주 흥덕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제가 먼저 예방접종을 맞아서 송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제가 예방접종을 해서 국민들께서 조금 더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하게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국민들께서도 순서가 되면 백신을 꼭 맞길 바란다."

1일 충북 청주 흥덕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 후 이같이 밝혔다.

정 청장은 "예방접종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가장 큰 지름길이기 때문에 본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 직장 동료들의 건강도 지킬 수 있다"며 "더 나아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 청장을 비롯해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직원 11명이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자격으로 예방접종을 받기로 했다. 이들은 오전 11시께 접종을 예약했다.

오전 10시59분께 흥덕구보건소를 방문한 정 청장은 정문 앞에서 대기 중이던 이진숙 보건소장과 함께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현관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한 후 보건소 로비에서 예진표를 작성했다. 그는 예진표에 모두 '이상 없음'을 쓴 것으로 보인다.

예진표를 작성한 정 청장은 3분 후 예진실로 이동했다. 마침 정 청장 예진 담당 의사가 지난번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때 예진을 봤던 의사였다. 서로 안부를 묻고선 예진에 들어갔다.

예진 의사가 불편한 곳이 없느냐고 묻자 정 청장은 "고혈압약을 먹고 있다. 잘 컨트롤하고 있다"며 "(피곤한 것도) 없다. 예방접종 맞으려고 어제 많이 잤다"고 답했다.

예진 의사가 "어제(지난달 31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는데 아무렇지 않더라"고 하자 정 청장은 "젊으면 고열이 심하고 많이 아파하더라. 우리도 병가를 낸 직원들이 있다"며 "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이상 반응을 세게 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진이 끝나자마자 정 청장은 예방접종실로 이동했다. 정 청장은 접종 담당 간호사가 접종실 뒤쪽 냉동고로 이동해 백신을 꺼내오는 모습을 따라가서 지켜보기도 했다.

다시 돌아온 정 청장은 간호사가 주사를 준비하는 동안 노란색 민방위복 상의를 벗었다. 정 청장은 원활한 접종을 위해 이날 반팔 소매 옷을 입었다. 방역 당국은 예방접종 받을 팔 위쪽 부위가 잘 보일 수 있는 옷을 준비하라고 권하고 있다.

이윽고 간호사가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알(병)에서 백신을 분주(주삿바늘을 이용해 주사기 내부로 약물을 옮겨 담음)했다. 간호사는 "따끔하세요" 말한 뒤 정 청장 왼팔에 접종했다.

접종을 끝낸 직후 정 청장은 "하나도 안 아픈데요. 맞을 땐 당연히 안 아픈데"라고 말했다. 간호사는 "오늘은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고, 발열이나 근육통이 있을 때엔 타이레놀을 준비하고, 두 알 정도 드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오전 11시7분께 정 청장이 겉옷을 입고 예방접종실을 나오자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이 접종하러 들어왔다. 이어 다른 방대본 직원들도 차례로 줄 서서 백신을 맞았다. 직원 중에는 정 청장을 수행하는 운전기사도 있었다.

정 청장은 접종실 밖 관찰 공간에서 보건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정 청장은 "확실히 젊은 사람들은 (접종 후에) 아픈 것 같다. 아무렇지 않은 건 나이 든 표시"라고 미소를 지으며 "저도 나이가 있어서 안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또 "맨날 사진으로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보다가 오늘 처음 봤다"며 "LDS(최소 잔여형) 주사기 생각보다 괜찮네요"라고 말했다.

접종 후 증상을 관찰하는 동안에도 확진자 증가 상황에 대해 걱정했다. 정 청장은 "요즘 청주에 환자가 늘어서 (걱정이다). 마스크 쓴다고 해도 100%도 아니고, 식사를 같이하면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게 되니까"라며 "여기 주민이라 매일 신세 지는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같이 대기 중인 박 팀장에게는 "타이레놀 준비했어?"라고 물으며 "오늘 내가 얼마나 아픈지 잘 봐야겠다. 시간대별로 일기를 쓸까"라고 말했다.

멀리 서서 구경 중인 보건소 직원들에게는 "좀 서 계시지 마시고"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보건소 직원들과 인사한 뒤 보건소장 등과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정 청장은 접종 후 30여분간 증상을 관찰한 뒤 오전 11시40분께 보건소 밖으로 나왔다.

먼저 맞게 돼 송구하다는 정 청장은 "제가 예방접종을 해서 국민들께서 조금 더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하게 예방접종을 한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며 "맞았을 때는 별로 아프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열이나 다른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고 해서 진통해열제를 준비해서 이상 반응이 어떤지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때문에 희귀한 혈전증이 생기는 것에 대해 많이 불안해하는 건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명 사례가 신고돼 조사 중이고, 그 이후 80만명 이상이 접종했지만, 아직 사례가 보고된 건 없다"며 "어제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희귀한 혈전증 사례를 검토했지만, 특정 연령층과는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접종을 제한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상반기 1200만명 접종을 위해 최대한 수급을 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5월 200만회분, 6월 500만회분 도입이 확정돼 구체적인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4주에서 12주로 허가가 났고, 각 국가에서도 8~12주 접종 간격을 유지한다"며 "우리나라도 8~12주 사이에서 탄력적으로 접종할 계획이다. 백신이 들어오는 시기나 예약이 잡히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8~12주 안에 재접종하는 걸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두 번째 접종 시기를 묻는 말에 "그걸(8~12주) 벗어나 접종할 계획은 없다. 허가 범위 내에서 접종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정 청장은 "코로나19가 계속 500명 이상 하루에도 보고되고 있다. 기존에 해왔던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서 확산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며 "또 한 축은 예방접종을 해서 면역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예방접종 순서가 돌아온 국민은 순서대로 접종에 꼭 응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