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당명떼고 정책배틀'-라운드 ①-①> 장경태가 본 LH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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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명떼고 정책배틀
정치칼럼 '당명떼고 정책배틀'-라운드 ①-①> 장경태가 본 LH 사태
LH 합병부터 문제… 투기 방지책 부재||조직개편·감독기구 설립, 후속입법 절실
  • 입력 : 2021. 04.01(목) 17:57
  • 편집에디터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

2021년 3월,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라 수도권 주택시장 및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조성될 3기 신도시 지역에 대한 집단 투기 비리가 폭로됐다. 국민 삶의 질을 위해 힘써야 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물론 관련 공직자들의 광범위한 투기 사실이 확인되며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 국민적 공분을 산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시각은 어떨까. 그가 파악한 문제점과 개선책을 들어봤다.

◆ 장경태의 문제 분석

정부는 지난 2월24일 광명·시흥지구를 6번째 3기 신도시 지역으로 발표했다.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이며, 서울과 매우 근접한 거리에 7만 가구 공급으로 어두워진 부동산시장에 큰 희망을 주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발표 일주일 만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LH는 국민 주거생활의 향상 및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해야 하는데, 국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로 불법적인 재산 취득을 하고 있던 것이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화를 핑계로 토지관리를 하던 한국토지공사와 주택 시행을 하던 대한주택공사를 합치면서 관리와 시행을 같이 하는 공룡 공공기관이 탄생했다. 조직이 소수가 되면 소수가 정보를 독점하게 되고 권한과 권력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LH가 토지관리와 주택사업을 병행하게 되면서 발생한 여러 문제가 극에 치달아 나타난 것이라 본다. 사태의 핵심은 신도시 개발 관련 내부 정보를 활용한 투기다. 조직이 커지면서 정보의 보안을 유지하기 어려워져 폭발한 것이다.

또한, 부동산 투기 방지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금융거래는 이해충돌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1000만 원의 거래 내역까지도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분석원 등을 통해 감지 및 관리된다. 그러나 몇억 원, 몇십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 거래는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하다. 대한민국은 부동산 자산이 75%나 되는데도 불구하고 분양권 거래 내역도 확인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토지에 대해서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는 것도 없어서 선제적으로 이상 증상을 포착해 조처할 수도 없다. 부동산시장에 금융시장의 금융정보분석원처럼 탈루나 자금세탁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서 LH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해 부동산거래분석원, 부동산감독원 등의 설립을 줄곧 주장해왔지만, 야당의 반대로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사건이 터지게 된 것이다.

◆ 장경태의 해법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서는 예방, 적발, 처벌, 환수 등에 대한 명확한 대책 수립이 중요하다. 비공개 내부 정보, 집값 담합, 시세조작, 허위매물 신고, 부당 청약, 불법·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처벌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LH뿐만 아니라 지방 공무원, 공기업에서도 투기 사건이 밝혀지고 있는데, 이명박, 오세훈 뉴타운은 더욱 심각했을 것이라 판단되는 고로, 이에 대한 진상조사가 꼭 이뤄져야 한다. 수사 범위와 대상을 국한하지 않는 진상조사와 부당이익 환수 조치도 필요하다.

LH는 투명한 사업 시행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조직에 대한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분리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경우, 주택공사가 엄청난 부채를 껴안게 되므로 이를 해결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임대주택은 부채이므로, 공공주택을 공급할수록 비이자 부채가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기능 분리와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단위 공공주택 공급에 쏠려있는 현재의 LH 사업들을 가로정비, 소규모정비, 도시재생 사업 등 원주민을 보호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도록 전환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거래를 감독할 수 있는 기구 설립, 분양권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제도, 단호한 처벌과 부당이득의 철저한 환수 등 후속 입법도 필요하다. 소급 적용 여부, 아직 개발 이익이 현실화하지 않은 3기 신도시 투기, 직무상 내부 정보 이용 입증 방법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하지만 가장 핵심은 부동산 거래의 투명화이다.

금융실명제를 통해 투명한 금융거래가 시행되고 있는 것처럼, 부동산거래분석원, 부동산감독원 등의 설립을 통해 분양권 거래 등을 포함한 부동산 거래를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4 대책을 통해 주택공급시장에 좋은 신호탄을 쏘아 올린 시점에서 이번 투기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시장이 환골탈태 함으로써 투명한 부동산 문화가 조성되길 바란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