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순계> "지방 전문대 위기, 지자체와 함께 극복해야"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테마칼럼
기고·조순계> "지방 전문대 위기, 지자체와 함께 극복해야"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
  • 입력 : 2021. 04.14(수) 12:51
  • 편집에디터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
정부는 지방대학 및 지역인재 육성정책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달성하고, 지역소멸을 완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그러나 2020년을 기점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으며, 2021년부터는 총인구 규모자체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수도권 인구집중은 지방의 학생자원 급감을 가속화시켰다. 2019년 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비수도권의 청년인구 유출규모 확대는 비수도권 청년들의 지역대학 진학 기피 경향 심화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반영된 결과라 한다.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데, 인구유출마저도 심해지고 있다. 4년제 대학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은 지방 전문대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 위기 속 위기를 맞은 셈이다.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광주·전남지역 대학 대부분이 고배(苦杯)를 맛봤다. 지역 최고 국립대마저도 신입생 정원 미달이라는 불명예를 피할 수 없었다. 이에 광주광역시는 최근 시의회, 시교육청, 지역 내 17개 대학과 함께 지역대학 위기대응 및 대학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공동체가 함께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대학의 위기'가 곧 '지방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지역 대학의 폐교는 학습권 침해, 교직원 일자리 감소, 인재양성과 연구기능 미흡으로 이어져 지역 산업과 경제를 황폐하게 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당연한 순환의 논리다. 이제 지자체는 물론 대학과 지역기업, 시민들이 모두 나서 지역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

최근 진행된 전국 최초의 지역 상생형 일자리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1차 공개채용에서 광주·전남지역 인재의 합격률이 97.3%에 달했다. 특히 광주글로벌모터스의 1차 기술직 신입사원 모집은 186명 모집에 1만 2천여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67대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우리대학은 GGM에 미래자동차학부, 전기과, 생명환경화공과, 자동화시스템과, 기계과, 기계설계과, 전자과 등 졸업생 73명이 합격해 전국 최다 합격자수를 기록했다. 지역기업에 지역인재가 대거 취업한 셈이다.

지역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지역인재 친화적 취업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이렇게 지자체가 적극 나서 지역 정주(定住)를 유도한다면, 지역대학 진학 기피현상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는 두 가지 문제점이 동시에 해결될 수 있다. 우리지역을 찾거나 머무는 인재는 증가할 것이며, 더불어 지역 전문대학의 위기도 자연스레 극복될 것이다. 앞으로도 지자체는 지역 전문대학과 인공지능, 헬스케어, 자동차, 에너지, 문화콘텐츠 등 지역유력산업과 접목한 학과개설 등 보다 구체화 된 협업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춰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수요와 지역사회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지역 전문대학의 몫이다.

또한 지자체와 지역 전문대학이 협력해 평생교육체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학령인구를 마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순 없다. 이제 더 이상 전문대학의 신입생 충원을 고교생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전문대학은 평생교육체계를 빨리 도입해 지역민들의 평생교육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성인학습자 유치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전문대학, 지역기업간의 협력을 통한 재취업 성공이 전제되어야 한다. 지자체가 주체가 되어 대학과 지속가능한 평생교육사업을 육성하고, 지역기업과의 산학협력을 보다 활성화시켜야 한다. 지자체는 전문대학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거점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위기 속 위기다. 대학과 함께 지자체가 나서 지역인재 취·창업 지원 및 지역산업 기반인재 양성에 사활을 걸자. 그것만이 공동 운명체를 타고 난 대학과 지역이 함께 살 길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