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을 딛고 일어선 이의 따스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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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을 딛고 일어선 이의 따스한 위로
  • 입력 : 2021. 05.06(목) 16:20
  • 박상지 기자
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김삼환 | 마음서재 | 1만5000원

사별과 이별, 상실은 모두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다. 그러니 어떤 불행도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 책의 저자, 김삼환 시인은 말한다. 이 책은 먼저 아팠던 시인이 앞으로 아플 수도 있는 모든 이들을 두 팔 벌려 안아주는 진실의 일기다. 그 팔에는 상처와 멍이 가득하다. 상처에는 이름들이 붙어 있다. 이를테면 진실과 사랑, 영원 같은 것들이다.

남편, 아버지, 가장으로서 모범적으로 살아온 한 남자의 인생은 아내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이후로 완전히 달라졌다. 한차를 타고 함께 여행 가던 중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내를 남편은 여행복 차림 그대로 배웅한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나서 남편은 하염없이 걷고 또 걷다가, 한 번도 가까이한 적 없던 낯선 나라로 훌쩍 떠난다. 살아생전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함께했으면 좋겠다던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전남 강진 출생으로 1978년 광주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에 입행, 외환은행 지점장을 지낸 후 퇴직한 저자는 1991년 한국시조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래 섬세한 언어 감각으로 여러 권의 시집을 낸 중견 시인이기도 하다. 2018년에는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린" 아내를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은 수작 '첨부서류'로 중앙시조대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그가 아내와 사별 후 걷고, 떠났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눈물을 이겨낸 방법을 담은 뜨거운 기록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사막도시 누쿠스로 떠난 저자는 코이카KOICA 국제봉사단원으로서 카라칼파크국립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 그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한국을 통해 인생의 꿈을 노래하는 우즈베키스탄의 청춘들을 통해 살아갈 힘과 활력을 얻는다.

저자는 1958년 강진에서 태어났다. 광주상업고등학교와 세종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한양대학교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은행에서 오래 근무했고 외환은행 지점장을 지낸 후 은퇴했다. 1991년 '한국시조'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한국시조작품상과 중앙시조대상을 수상했다. 시조집으로 '묵언의 힘' 등이 있고, 시집으로 '일몰은 사막 끝에서 물음표를 남긴다' 등이 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