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34-2> 진정한 5·18세계화 실천 전국화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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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34-2> 진정한 5·18세계화 실천 전국화서 시작
일회적 관심 아닌 지속적 연대·실천으로 ||'광주 알리기’보다 아픔 ‘이해’하는 것 중요
  • 입력 : 2021. 05.17(월) 17:13
  • 김해나 기자

미얀마 양곤에서 경찰이 시민 향해 무력을 행사하고 있다. AP/뉴시스

1980년 5월, 계엄군이 시민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은 광주를 넘어 세계 민주화의 '씨앗'이 되고 있다. 5·18기념재단 등이 그동안 5·18정신을 세계로 알리려고 한 노력의 결과다. 그러나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일회적이고 행사 위주의 5·18정신 알리기를 넘어 지속적인 연대 강화 등의 과제다. 세계화와 더불어 5·18의 전국화도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다. 아이러니하게도 5·18 전국화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시작된 세계화인 탓이다.

세계화를 위한 노력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5·18기념재단을 중심으로 한 세계화다. 재단은 여러 사업으로 국내·외 교류 공간을 마련해 민주·인권·평화 도시 위상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광주인권상으로 '5·18 시민상'과 '윤상원상'을 통합해 2000년부터 인권·통일·인류 평화를 위해 공헌한 국내·외 인사 또는 단체를 발굴해오고 있다. 광주인권상으로 전 세계의 민주 인사를 알리고 광주의 5·18 정신을 알렸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아시아포럼 △GNMP(Global NGO Master's Program) △5·18 아카데미 △5·18 전국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아카데미 △미얀마 등 현지 이슈 대응 등도 5·18정신을 세계로 알리려는 노력들이다.

성과가 상당하지만 한계도 여전하다.

교류 중심의 행사는 지속성을 갖기 쉽지 않다. 일회적이고 행사 때만 관심을 가지는 도움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연대로 서로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가 5·18을 경험한 도시로서 인권 탄압을 받는 다른 국가를 돕기 위해 어떻게 학습하고, 실천할 것인지도 남겨진 과제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광주인권상, 국제 포럼 등 행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조명하고 5·18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광주 차원의 준비도 필요하다"며 "'아시아민주기금'을 마련해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광주의 이름으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의 연구자들이 광주를 방문해 5·18을 이해하고 자국의 민주적 인권에 대해 계획을 세워나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사무처장은 "5·18과 여러 민주화운동에는 청년층의 역할이 크다. '차세대 리더'들이 광주에 와서 교육을 받고 교류할 수 있도록 민주주의·인권 관련 대학원 등 교육 과정이 더 마련되는 것도 중요하다"며 "광주 내에는 국제 사업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 국제 사고를 할 수 있는 기구·단체 등을 전문화하는 등 구조적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김찬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업국장 직무대리는 "광주에서 있었던 일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아픔을 겪고 있는 미얀마 등의 현지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하다"며 "광주는 5·18을 경험한 도시로서 다른 나라를 바라봐야 한다. 광주가 만족하는 국제 사업이 아닌 그들의 아픔을 이해할 때 세계화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5·18 세계화는 단순히 광주, 5·18을 알리고 빛내는 것이 아니다"며 "보여주기식 국제 사업이 아닌 '광주는 5·18을 겪은 인권 도시'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5·18 세계화 담론 실천은 지역주의에 의한 5·18 전국화의 실패를 우려한 전략이었기 때문에 5·18민중항쟁의 역사적 사실과 의미를 전달하려는 활동이 교류의 주된 내용이었다"며 "이제는 새로운 5·18세계화 담론을 실천해 진정한 5·18전국화를 이뤄가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