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당명떼고 정책배틀'-라운드 ⑧-①> 이재영이 본 한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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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명떼고 정책배틀
정치칼럼 '당명떼고 정책배틀'-라운드 ⑧-①> 이재영이 본 한미정상회담
4년간 북한 이슈 악화… "정부, 트럼프 탓 말고 잘못 인정해야"||신뢰 회복 최우선… 백신 확보, 쿼드 참여, 미 대북정책 동참 등
  • 입력 : 2021. 05.20(목) 17:30
  • 편집에디터

이재영 전 국회의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한·미 양국은 1952년 6·25전쟁 기간 성사된 첫 회담을 시작으로 70여 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이번을 포함해 72차례의 회담을 진행해왔다.

한국에 있어 미국은 6·25전쟁 이후 지금까지 가장 강력하고도 많은 도움을 준 우방이다. 적지 않은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여전히 양국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어려울 때 도우며 동맹관계를 유지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잦은 회담이 불가능하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간 양국 간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미국과의 이번 회담이 서로의 신뢰를 회복하고 동맹을 굳건히 하는 것은 물론, 국가 안보와 경제 협력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헤쳐나갈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정상회담을 향한 국민의힘 이재영 당협위원장의 시각은 어떨까. 그가 파악한 문제점과 개선책을 들어봤다.

◆ 이재영의 문제 분석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올해 초 새로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대면 양자회담인 만큼 문재인 정부의 남은 1년 임기 중 가장 중요한 외교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4월21일 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관련 이슈에 대한 인터뷰를 보면 이번 방미의 방점이 '문재인표 한반도평화 프로세스'에 찍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바이든 정부도 지난 몇 달 동안의 대북정책 재검토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소문이 들리는 만큼 북한 관련 이슈가 회담의 최우선 의제가 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지난 4년간의 대북정책을 바라보는 문 대통령의 시각이다. 그동안 북한의 핵탄두 보유는 오히려 늘었고 미사일의 기량도 전보다 향상됐다. 하노이 대담 이후 지난 2년간 북한의 대남(對南) 메시지는 어느 때보다 저질스럽고 폭력적이다.

진전된 것 하나 없이 악화된 현실에서 모든 잘못을 트럼프 정부에 전가하는 듯한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결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바이든 정부가 과연 이런 대한민국의 입장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나는 잘했는데 당신네가 못했다"는 뉘앙스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는 남·북·미 관계에서 오판한 것이 없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그간 대한민국과 미국의 관계는 때에 따라 불안정한 기간이 있기도 했지만, 대체로 '혈맹' 또는 '굳건함'이란 수식어로 설명할 수 있는 돈독한 동맹관계를 유지해왔다. 유독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양국 간의 관계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불안정한 상황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국민마저도 고개를 내젓던 전대미문 예측불허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카운터파트로 뒀던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은 간다.

다만, 한미 외교에 정통한 대부분의 전문가는 지난 4년간의 한미 관계가 최악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모든 책임을 자리에 있지도 않은 트럼프에게 돌릴 수만도 없다.

우리 정부도 분명히 잘못은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이 가지고 있는 대미(對美) 시각이 과거 그 어떤 정부보다 비판적이었다는 것이 양국 관계를 멀어지게 한 주요 요인 중 하나다.

◆ 이재영의 해법

그렇다면 이번 회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외교적 성과에 대해 몇 가지만 생각해 보자.

대북정책은 중장기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이번에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한반도비핵화'라는 큰 틀 안에서 의지 표명 정도만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양국 간의 신뢰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 특히, 백신 확보라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서라도 이번 방미기간 동안 백신 부자인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다량의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 4월23일 자 본지에 실린 정치칼럼 'K방역과 백신'을 통해 우리 정부가 시급히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를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만이 경제가 다시 일어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더불어 양국 간 백신여권 도입을 체결하는 것도 검토하길 바란다.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해외 도입 사례도 있으며, 서로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의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 회담) 부분 참여 안건도 중요하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할 정도로 흔들림 없으며 제일 중요하게 다루는 사안이다. 대한민국 역시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력 증강이 부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의 행보를 보면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듯한 언행이 부쩍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 아시아 지역 안보 협의체인 쿼드 참여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는 지는 해와도 같지만, 이제 막 출범한 바이든 정부는 뜨는 해로 표현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외교 성과로서 이번 방미를 통해 공고한 한미 동맹이라는 실리도 얻어야 한다. 그러려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명분을 줘야 한다. 지난 4년간의 대북정책에 대한 도그마를 버리고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정책 및 지역안보에 동참하는 것이 그 명분이 될 것이다.

명분을 주고 실리를 챙긴 대통령으로서 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를 바란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