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포스터 훼손 "실수 아닌 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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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포스터 훼손 "실수 아닌 고의?"
광산구 엮이면서 고의 가능성 제기 ||아시아문화원 자체 감사 착수 예정
  • 입력 : 2021. 06.03(목) 16:51
  • 도선인 기자
아시아문화원의 5·18민주화운동 41주년 특별전 홍보물 내 '전두환을 찢어 죽이자'는 문구가 삭제돼 원작 훼손 논란이 되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정상화시민연대 제공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포스터 작품 훼손'과 관련 "직원의 실수"라던 아시아문화원의 해명이 실수가 아닌 고의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체 감사에 나섰다.



3일 아시아문화원은 하성흡 작가의 작품을 5·18 특별전 포스터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전두환을 찢…'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것에 대해 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문화원은 자체 감사팀을 꾸려 포스터 제작 논의에 참여했던 담당직원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두환을 찢…'이라는 문구가 삭제된 포스터에 대한 보고가 팀장 이상까지 이뤄졌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이런 태도가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와는 완전히 딴판이라는 점이다.

아시아문화원과 광산구는 5·18 41주기 특별전으로 '역사의 피뢰침 윤상원-하성흡의 수묵으로 그린 열사의 일대기'를 준비 중에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하성흡 작가의 작품을 이용해 홍보 포스터를 제작했다. 작품에서 삭제된 부분은 광주시민이 탑승한 차량에 부착된 유인물에서 '전두환을 찢…'라는 문구다.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는 과정에는 아시아문화원 담당직원과 공동주관한 광산구 등이 참여했다. 광산구는 아시아문화원 직원이 보낸 홍보 포스터를 제작업체에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문구에 문제가 제기되자 삭제됐고, 아시아문화원은 "담당 직원의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본보의 취재로 인해 공동 주최한 광산구에서 "구의 실무 담당자가 보고 없이 아시아문화원의 요구에 따라 해당 포스터의 문구를 삭제했다"는 이야기가 밝혀졌다. 광산구 측은 "논의를 하는 과정에 참여했지만 문구 삭제에 대한 결정이 된 상태였다"고 덧 붙였다. 즉 이미 결정된 사안을 맡긴 것 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완벽한 고의적인 행동이다.



이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정상화시민시민연대 등 문화단체는 "포스터에 사용된 작품 중 '전두환' 이라는 특정 문구가 삭제된 것은 담당직원이 자체적으로 판단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윗선의 개입까지 의심하고 있다.

문화단체는 "논란이 불거지자 아시아문화원은 '직원의 단순 실수였다'고 밝혔지만 공동 주관한 광산구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조직적인 사전 논의가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며 "자체 감사가 아닐 민관으로 구성된 특별 감사팀을 구성해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