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61·보석공방 대표) (32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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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김종영(61·보석공방 대표) (325/1000)
  • 입력 : 2021. 06.13(일) 15:57
  • 박상지 기자

"저는 30년동안 사직동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면서 주민자치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사직동에 둥지를 틀었을때만 해도 시내와 가까워서 상권이 발달했었습니다. IMF를 겪으면서 사직동도 쇠락의 길을 걸었고 이곳을 떠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빈집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직동에서만 대략 16개 정도의 주민자치활동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 낙후된 주거공간과 주민 고령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동네 구석구석을 살피는 일이나 어르신들 말벗을 해드리거나, 어른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하는 일이죠. 양가 부모님이 안계셔서 인지, 어르신들이 많은 사직동이 고향의 품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주민자치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20년 전 사직동 이웃들에게 도움받은 기억을 잊지 못해서입니다. 금은방을 운영한지 10년쯤 되던해 금은방에 강도가 들었습니다. 10년간 피땀흘려 번 재산을 그날 하루아침에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망연자실 하고 있는 저에게 사직동 주민들이 직접 나서 정신적, 물질적으로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웃들의 도움 덕에 재기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한 장소에서 변함없이 생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주민자치활동을 하다보니 사직동의 매력을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광주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공원이 사직동엔 두곳이나 있고, 최부잣집처럼 보물에 가까운 공간도 있습니다. 다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있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소중한 공간을 길고양이들이 점령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도시재생이 늦어지고 있긴 하지만, 재생사업이 시작되면 이곳에도 활기가 돌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후손들에게도 사직동이 보물같은 공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