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37-2>'보수의 험지' 전남서 청년 정치인으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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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37-2>'보수의 험지' 전남서 청년 정치인으로 살아남기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곡성광양구례갑 당협위원장||"민주당의 독점…썩게된다"||호남·영남 근본적으로 동맹||청년 정치인은 '돈'과의 싸움||
  • 입력 : 2021. 06.20(일) 17:49
  • 최황지 기자
국민의힘 천하람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
국민의힘 천하람(34)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은 고향인 대구에서 순천으로 아내와 아이, 장인·장모와 함께 이사를 왔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순천·광양·곡성·구례갑으로 출마했지만 민주당의 텃밭 전남은 험지였다. "낙선보다 '그냥 한 번 출마했다가 가는 것 아니냐, 쇼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참 힘들었다"는 그는 낙선 후에도 순천에서 본업인 변호사 활동을 지속하며 가족들과 살고 있다. 그는 전남을 정치적 고향으로 삼은 젊은 보수 정치인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보수의 불모지 호남, 어떻게 생각하나.

△어느 지역이든 독점은 썩게 된다. 민주당 독점 체제라 개혁 세력을 자임하는 민주당이 엄청난 기득권이 됐다. 본선보다 공천이 더 중요하니 주민보다 공천권을 가진 분들을 더 신경 쓰게 된다. 건전한 경쟁과 견제가 필요한 상황인 것은 맞다. 국회의원도 중요하지만 특히 지역사회 기득권과 연관되는 기초단체와 기초의회에서 큰 변화가 필요하다.

-호남과 영남, 정치적으로 많이 다르나.

△대구가 고향인 사람이 순천에 오니 "호남과 영남은 뭐가 다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요즘은 차이점보다 '함께 쇠락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더 크게 다가온다. 정치권에만 남은 동서갈등은 완전히 끝내고 호남, 영남, 강원, 충청, 제주가 함께 지역 균형발전에 힘을 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이대로가면 수도권 집중은 갈수록 심화된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느꼈던 강점과 한계를 느낀 적 있나.

△개혁의 목소리를 낼 것이란 이미지가 강점이자 한계다.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더라도 어느 정도 용인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당내 모든 부조리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또 비판받는다. 당내 입지가 가장 약한 것이 원외 청년 정치인인데, 모든 부조리에 대해 반박 성명을 낼 수는 없다.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면 '알지도 못하고 나댄다'고 비판받는다. 당내 의원들이 '이런 잘못된 부분에 목소리를 좀 내줘. 나는 좀 위치가 그래서' 이런 연락도 간혹하는데, 속으로 '니가 가라 하와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청년이라고 해서 개혁과 내부 비판에 늘 앞장서야 한다는 프레임은 굉장히 잘못됐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나.

△'혁신적 세대교체'가 화두가 되면서 당내에서 전남지사 출마를 권하는 분들이 있지만 돈이 많이 들어서 고민이다. 돈과 시간 모두 부족하다. 본업을 열심히 해서 돈도 벌어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한다. 그런데 돈과 시간을 충분히 쓰지 않으면 소위 '조직'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국 온라인과 정책메시지, TV토론 등에서 실력으로 승부를 낼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에 '신인'들이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이 있나.

△신인은 나올 수 있다. 총선, 지선 때마다 뉴페이스를 발굴한다. 하지만 거기서 당선되지 않으면 바로 버려진다. 이준석 대표처럼 특출난 개인기로 살아남는 경우는 예외. 당은 또 새로운 뉴페이스를 찾는다. 육성이라는 개념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계파가 한계로 인식된 적은.

△21대 총선 참패로 국민의힘 내 계파는 붕괴됐다. 그런데 당내 입지가 약한 청년 정치인들은 아직도 자신을 발탁해준 선배들에게 종속된 모습이다. 그래서 청년 정치인들이 같이 그룹을 만들거나 메시지를 내는 것이 힘들다. 수직적인 종속이 수평적인 연대를 저해하는 현상이 존재한다.

-이준석 신드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를 싹 갈아엎고 싶다는 국민들의 의사가 표출된 것이다. 기성시스템과 정치인들에 대한 탄핵선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준석 대표의 팬덤을 보면, 이제는 지역구를 대표하는 것에 더해서 특정 국민들의 관심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변하느냐 하는 정치인 본연의 '대변자로서의 역할과 능력'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봐야한다.

-순천에서 연대할 수 있는 청년 네트워크가 존재하나.

△순천에서도 젊은 정치인은 매우 드물어서, 아직 네트워크라고 하긴 이르다. 그러나 정치를 꿈꾸는 청년들이 나에게 관심이 많아서 자주 소통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국민의힘으로 정치하는 것이 '블루오션'이라며 친구들을 꼬시고 있다. (하하) 혹시 관심있는 분들이 있으면 적극 연락달라.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