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병태>지역경제 살리는 마중물 '전남행복지역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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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윤병태>지역경제 살리는 마중물 '전남행복지역화폐'
윤병태 전남도 정무부지사
  • 입력 : 2021. 06.23(수) 13:09
  • 편집에디터
윤병태 전남도정무부지사
코로나19가 쉬이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백신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중, 삼중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서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 모양새다. 일상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서 전남 소상공인 체감 BSI(기업경기실사지수)가 45.9로 최근 1년간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 서민경제의 핵심축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생존의 갈림길에 서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이들에게 힘이 될 만한 소식이 들린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검토 중인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급 계획이다. 더 반가운 소식은 재난지원금이 사용기한과 사용처가 명시된 지역화폐로 지급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지역화폐가 지역소비 촉진의 공신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잖이 기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22일 함평천지전통시장에서 시장상인회장들과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한목소리로 찾아오는 사람이 줄어들어 어려움이 많다며 지역 내 소비촉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행히 시장과 골목 상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지역화폐가 늘면서 매출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가능하면 발행규모를 확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지역화폐가 지역에서 빠르게 정착하고 있으며 지역 상인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지역화폐의 가장 큰 장점은 지역경제의 선순환이다. '주민이 지역의 시장 또는 골목상점에서 물건을 사고 이들이 번 돈이 지역에서 또 쓰인다'는 경제구조다. 소비자에게도 이득이다. 지역화폐를 구매하면 10%의 특별할인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소비자의 실질소득이 늘어 구매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지역 소비와 소상공인 매출 증대라는 긍정효과를 이끌어낸다.

전남도는 민선 7기 공약으로 '전남행복지역화폐' 도입을 내세웠다. 자금의 역외유출 방지와 민간소비 촉진에 따른 골목상권 활성화로 지역경제 선순환을 꾀하기 위해서다. 도는 발 빠르게 22개 시·군과 협약을 체결하고 2019년 1108억원, 2020년 1조1531억 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했다. 올 상반기 1조원을 신속 발행하고 추가발행도 진행 중이다. 정부와 협의를 거쳐 2000억원을 확보해 연말까지 총 1조2000억원 이상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남행복지역화폐'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은 여러 조사과에서도 확인됐다. 지난해 말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서 발표한 '2020년 지역화폐 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지역화폐 발행으로 지역 내 소비가 10%, 가맹점포 매출액이 3.4% 증가했다. 유통속도가 현금보다 빨라 소비촉진 효과가 컸다. 통계청 '가계금융 복지조사'에 따르면 전남지역 가구당 소득 증가비율이 2018년 1.6%에서 2019년 4.3%로 증가했으며 2020년 5290만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해 전국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전남행복지역화폐'가 일정부분 지역경제에 선순환 효과를 가져와 도민들의 소득증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정치학자 존 롤스는 "가장 어려운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체제가 가장 정의로운 체제"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경제적으로 접근한다면 지금의 소상공인이 아닌가 싶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역 내 투자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일이다. 민선7기 전남 미래 발전전략인 에너지, 관광, 바이오 등 블루이코노미와 해상풍력 등 지역균형뉴딜을 차질없이 추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한편 단기적으로 소비 증대를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 지역민의 실질소득 증가로 지역 내 소비를 촉진시키는 '전남행복지역화폐'가 지역경제를 살리는 '정의로운 체제'가 되길 희망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