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오염, 시민참여형 공공아트로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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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해양오염, 시민참여형 공공아트로 답하다
25일 고흥 남열해수욕장 김상연 작가 ‘바다와 함께’ 공개 ||전남도·고흥군, 해양보호 챌린지 ||그물 등 폐품 활용해 만든 고래에 ||쓰레기 꽂는 신개념 체험형 전시
  • 입력 : 2021. 06.23(수) 17:22
  • 박상지 기자
김상연 작가의 작품 '바다와 함께'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작품은 25일 고흥군 영남면 남열해수욕장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김상연 작가 제공


오래된 폐건물이 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인적이 드물었던 마을 벽엔 예술가들의 작품이 그려진다. 힐링공간이 된 낡은 건물이나 마을벽화는 언제부터인가 도심이나 시골마을의 흔한 모습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도시가 예술 공공프로젝트에 주목해 온 결과다. 개발을 지나 재생단계에 접어든 도시에서 공공미술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일궈가는 수단이 된 지 오래다. 공적자금을 투입해 공개된 장소에 미술작품을 설치, 전시하는 형태의 공공미술은 2000년대 후반 국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가차원에서 진행된 도심재생 사업에 공공미술이 적용되면서 형태나 질은 점차 진화하고 있으나 '도시재생'이라는 큰 틀에서는 20년이 넘도록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코로나19,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 등 환경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에 대한 화두가 담긴 공공미술작품이 지역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도시재생에 초점이 맞춰있었던 그간의 공공미술작품에서 벗어나 '환경보호'라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했다는 점 외에도 전남 지자체가 나서서 '바다살리기'의 지속가능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남도와 고흥군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 고흥군 영남면 남열해수욕장에 김상연 작가의 '바다와 함께' 작품이 설치된다. 고래 형상의 작품 '바다와 함께'는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물과 철골 등을 재활용해 제작됐다. 가로 10m, 높이 3.5m, 폭 2.8m의 거대한 크기로 남열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해수욕 혹은 산책을 하면서 바다나 모래사장에 흩어진 쓰레기를 고래작품에 꽂음으로써 입체적인 고래를 완성해 갈 수 있다. 고래 조형물은 최소 1톤 가량의 폐품을 수거할 수 있다.

남열해수욕장에 설치된 고래 조형물은 전남도와 고흥군이 주최, 주관한 체험형 전시다. 연중 바다살리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전남일보는 이번 행사에서 전시 기획 및 홍보의 역할로 참여했다. 지난 20년간 매년 '바다살리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바다환경보호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온 전남일보는 해안쓰레기 수거활동을 비롯해 치어방류, 바다사랑 그림·글짓기 대회 등의 형태로 바다사랑을 실천해왔다.

작품 제작에 참여한 김상연 작가는 회화, 설치, 수인판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국내외에 선보이며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프랑스 센마리팀의회, 현대자동차, 광주시청, 금호재단, 신세계백화점, 중국미술대학, 중국상해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이번에 제작된 김 작가의 '바다와 함께'는 남열해수욕장에 영구 설치되며, 타 지자체에서도 김 작가의 공공미술작품 설치에 대해 협의가 진행중이다.

전시를 기획한 김홍탁 전남일보 총괄콘텐츠디렉터는 "지자체의 용감하고 지혜로운 결정이 없었다면 이번 작품은 진행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환경보호라는 시대적 화두에 따라, 김 작가의 작품이 공공미술의 새 지평을 열어줄 수 있 는 모범적인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25일 오후 3시 고흥군 영남면 남열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제26회 바다의 날' 행사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 송귀근 고흥군수를 비롯해 유관기관·단체장, 어업인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행사는 식전공연 및 바다헌장 낭독, 연안사고 예방 캠페인, 연안정화 활동 순으로 진행된다. 김상연 작가의 작품 '바다와 함께'는 바다살리기 퍼포먼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