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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혐의 교사 2심서도 "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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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혐의 교사 2심서도 "죄 없다"

법원 "성 인지 감수성 부족…성적 굴욕감은 아니다"
여성단체 “‘잘못 없음’ 아냐… 학생과 분리 조치돼야”

게재 2021-07-29 16:47:30
광주지방법원 전경
광주지방법원 전경

법원의 성희롱 혐의를 받는 고교 교사에 대해 1심에 이어 항소심도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진만 부장판사)는 최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재판에서 판사는 "A씨의 언행이 피해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주거나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지역 모 고교 교사인 A씨는 지난 2019년 3월 교실에서 남녀 학생들이 있는 가운데 일부 여학생들을 향해 "생리로 조퇴를 하려면 보건실에 가서 확인증을 받아와라"고 말하는 등 사춘기 소녀들에게 민감한 단어인 생리를 여러 차례 언급하는 등 성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장은 "생리는 여성의 월경을 의미하는 용어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다. 담임선생으로서 학기 초의 조회·종례 시간에 학생들의 출결 관리와 관련, 생리통으로 인한 조퇴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즉, 교육 활동·생활지도 차원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장도 성희롱·성폭행에 관한 발언에 대해 "성적인 비위행위 또는 성범죄의 유형을 표현하는 단어로, 이 같은 단어를 사용한 것만으로는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끼게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 발언 전후 상황 등에 비춰 보면 수업 시간에 농담의 취지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발언이 반복되지도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교사인 A씨가 학생들을 상대로 해당 발언을 한 것은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뤄진 경솔하고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어긋난다거나 사회 윤리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정도에 이르렀다고까지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여성단체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아무 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는 "형을 집행하기에는 혐의가 충분치 않아 무죄 판결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무죄를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판결에서도 성 인지 감수성 부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행위가 잘못된 것을 정확히 꼬집은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교사는 성 인지 감수성에 관한 교육을 받고 복직해야 한다. 학교와 교육청 역시 피해 학생과의 분리 조치 등을 선행해야 한다"며 "전 교사를 대상으로 성 인지 감수성 교육이 동반돼야만 만연하게 벌어지는 이러한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