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동포, 고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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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우리의 동포, 고려인
김해나 사회부 기자
  • 입력 : 2021. 08.22(일) 13:49
  • 김해나 기자
김해나 사회부 기자
최근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에 안장되며 홍 장군에 대한 관심과 함께 고려인들도 화제가 되고 있다.

홍 장군은 지형을 이용한 전술 구사로 우리나라 항일무장투쟁 역사상 가장 빛나는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을 기념하기 위해 광주 광산구 월곡고려인문화관은 오는 31일까지 특별 전시회를 연다.

전시에는 △고려인신문 '레닌기치'에 실린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의 홍 장군 묘지 단장·참배 사진 △손자 예까쩨리나가 크즐오르다 중앙묘역 관리소장과 홍범도 재단에 대한민국으로의 유해 봉환을 요청하기 위해 작성한 청원서 등 홍 장군의 행적과 관련 유물 20점을 전시하고 있다.

시민들은 고려인 마을에서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을 기념하는 이유를 궁금해 했다. 그와 함께 고려인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했다.

고려인은 1860년께부터 1945년 8월15일까지 농업이민, 항일독립운동, 강제동원 등으로 현재의 러시아 및 구소련 지역(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 등)으로 이주한 이와 그 친족을 말한다. 한국인을 뜻하는 러시아어 '카레이츠'라고도 부른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당시 고려인은 항일의병 활동과 독립운동의 선봉자들이었다.

연해주, 중앙아시아 등으로 강제 추방당한 고려인들의 삶에는 우리 민족의 역경이 배어있는 셈이다.

이런 고려인 사회에서 홍 장군은 가장 존경하는 위인이자 정신적 지주라고 알려져 있다.

홍 장군 역시 고려인들과 연해주에서부터 이주해 고려인 사회를 이끌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광주고려인마을에는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출신 고려인 5000여명이 모여 살고 있다.

한국에 사는 고려인들은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강제이주한 당시에도 유랑의 삶을 살았고, 한국에서도 체류 문제 등으로 사회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은 고려인들에게 큰 위안이 됐지만, 남은 과제는 우리가 풀어야 한다.

타국 이주민들보다 고려인들이 한국에 와서 살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법적인 진전이 조금은 있었지만, 고려인들이 한국에 체류하고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을 계기로 고려인들이 '이주 노동자'가 아닌 '우리 동포'가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우리 동포인 이들을 인정하고 포용하기 위해 고려인 선조들이 이룩했던 항일투쟁을 되돌아봐야 할 때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