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41-1> 대선주자 뜨거운 구애… '호남 선택'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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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41-1> 대선주자 뜨거운 구애… '호남 선택'에 쏠리는 눈
민주 후보들 “텃밭 민심 잡아라” ||하루 멀다하고 너도나도 호남행 ||대선 1번지 광주 전국 표심 영향 ||윤석열 등 야권 후보도 공들이기
  • 입력 : 2021. 08.22(일) 17:34
  • 홍성장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15일 광주 남광주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뉴시스

여권 대선 주자들의 호남 구애 경쟁이 뜨겁다. 주자들 간 '호남대전(大戰)'이라 불릴 정도다. 더불어민주당의 '심장'으로 일컬어지는 호남의 지지를 얻기 위해 대선 주자들이 총력전에 나서면서다.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의 호남 구애도 여권 못지 않다. 그야말로 '대선의 계절'임을 실감하고 있는 호남이다.

22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내년 3월 대선이 다가오면서 광주와 전남을 찾는 대권 주자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다. 무엇보다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민주당 주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민주당의 '1차 컷오프'가 있었던 7월 초 이후 광주와 전남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후보들의 호남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그들에게 호남 민심은 중요하다. 호남이 절대적인 민주당의 '표밭'이기 때문이다. 전체 권리당원의 40%가량이 호남이고, 본경선 선거인단 참여도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호남에 집중될 것은 자명하다.

호남 민심은 단순한 지역 민심이 아닌, 전국의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곳이란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 호남의 정치적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2002년 대선이 좋은 예다. 당시 지지율 3%에 불과했던 노무현 후보가 광주에서 대이변을 일으켰다. 사상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경선제 광주 경선에서 37.9%라는 득표로 당시 대세론의 이인제(31.3%), 호남 출신의 한화갑(17.9%) 등을 물리쳤다. 이후 파죽지세로 대선 후보가 됐고,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배타적 지지'가 아닌 '실리적 지지'로 바뀐 호남 민심의 흐름도 한몫을 하고 있다. 앞서 호남은 실리를 따져 언제든지 지지를 철회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16년 총선에서 호남은 민주당이 아닌 안철수와 국민의당을 선택했다. 그러나 다음 해 대선 때 정권교체를 위해 당선 가능성이 큰 문재인 후보에게 60%가 넘는 지지를 보내 대통령을 만들었다. 30% 가까이 득표했던 안철수 후보의 가능성이 더 컸다면 호남 민심은 그쪽으로 움직였을 터다. 더는 호남후보 불가론도, 영남후보 플러스론도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아니다. 지역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이재명 지사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힘에게도 호남의 무게감이 감지된다. 현재까지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지난달 17일 광주를 찾았다. 그는 호남 출신 또는 옛 민주계 인사들을 캠프 인사로 영입하는 등 호남 껴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도, 장성민 후보도 광주와 전남을 찾아 민심 행보를 이어가는 등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예전 '대선판'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취임 첫날 광주를 방문해 학동 건물 붕괴사고 분향소를 찾았고, 여수와 순천을 찾아 '여순사건 위령비'에 참배하고 유족들을 만나는 등 호남 껴안기 행보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의 호남 공들이기는 본선에서 호남의 민심을 얻지 못하면 정권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광주지역 한 인사는 "호남에서 특정후보를 향한 '몰표'와 같은 과거 표쏠림 현상은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며 "호남은 여나 야 모두에게 경선은 물론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적 지역으로 인식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여수를 찾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항일독립운동기념탑에서 여수지역 항일운동 역사를 기록한 표지석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7일 구례를 찾아 1년 전 수해로 피해를 입은 상인들과 만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17일 광주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