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인 작품·생애 한눈에… '시인 문병란의 집' 9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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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민족시인 작품·생애 한눈에… '시인 문병란의 집' 9월 개관
지산동 자택 리모델링… 필사·감상 등||화염병 대신 시를 던진 '저항시인' 평||황석영·윤한봉 민주화 인사들 사랑방
  • 입력 : 2021. 08.22(일) 16:43
  • 도선인 기자

민족시인·저항시인으로 알려진 문병란 선생의 자택을 리모델링한 '문병란의 집'이 9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청장 임택)는 '민족시인' 고 문병란 시인의 자택을 리모델링해 '시인 문병란의 집'으로 조성했다고 22일 밝혔다.

'시인 문병란의 집'은 9월 중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지산동 장원봉 아래 자리 잡고 있는 문 시인의 자택(지산동267-11번지)은 선생이 1980년부터 2015년 별세하기 전까지 거주하던 곳이다.

이곳은 문 시인이 다수의 작품을 집필했던 곳이자 김남주, 황석영, 김준태 등 당대의 수많은 문인과 광주민중항쟁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윤한봉 등 민주화 인사들이 찾아와 선생과 교류했던 장소이다.

'화염병 대신 시(詩)를 던진 한국의 저항시인'으로 '뉴욕타임즈'(1987)에 소개되기도 했던 문 시인은 수많은 저항시를 남겼고, 한평생 민족문학운동과 5·18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 배후조종자로 지목돼 고초를 당했고 독재정권 시절에는 민족, 민중, 통일을 지향한다는 이유로 시집들이 판매금지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문 시인의 작품과 생애를 기리기 위해 동구는 지난해 선생의 자택을 매입,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시인 문병란의 집'을 조성했다.

'시인 문병란의 집'은 약 45평 규모로 총 2개 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1층에는 선생의 연혁과 함께 문병란 선생이 발표했던 저서 및 시기별 대표작품이 전시됐다. 생전에 문 시인 부부가 안방으로 썼던 공간은 옷장과 침대 등의 가구는 그대로 전시해 '시인의 방'으로 재현했다.

민족시인·저항시인으로 알려진 문병란 선생의 자택을 리모델링한 '문병란의 집'이 9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광주 동구 제공

문 시인의 작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준비돼 있다. 2층 거실 한켠에서 문병란 선생의 작품을 필사해 보거나, 시에 수록된 90여 개의 문구가 새겨진 스탬프로 시를 창작해 볼 수 있다.

동구는 8월부터 한 달간 시범운영을 거쳐 9월 중에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화~일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방문객을 맞이하고, 정식 개관 이후에는 운영 시간을 확대·조정할 계획이다.

한편 문 시인은 1934년 화순군 도곡면에서 출생, 조선대학교 재학 당시 시 '가로수'로 등단했다. 대학 졸업 후 전남고등학교 등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 1988년부터 조선대 국문과 교수로 근무했으며 1996년 5·18 기념재단 이사를 역임했다. 2000년 교수 퇴임 이후, 작품활동을 이어오다 2015년 타계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