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청년 65% "'월급만으로 집 살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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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광주 청년 65% "'월급만으로 집 살 수 있었으면"
광주청년센터, 주거실태 조사||보증금 1153만원·월세 37만원||적정 주거비용은 22만원 ‘간극’||주거정책 알아도 이용률은 저조
  • 입력 : 2021. 08.23(월) 16:56
  • 곽지혜 기자
"코인이니 주식이니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집을 사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그건 지금 상황에서는 희망이 없으니까 그런거죠. 월급만으로 집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 아마 이렇게까지 집착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영끌 대출'과 '빚투' 등 내 집 마련을 위한 광풍이 불고 있다. 2030 세대에까지 '집'은 더이상 주거공간의 의미를 넘어 경제적 독립과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고착화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안정적인 주거에 대한 욕구는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청년센터가 지난 3월26일부터 2주간 사랑방미디어,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와 진행한 '2021 광주청년 주거실태 및 욕구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광주 청년 1216명 중 64.6%가 이상적인 주거생활을 위한 요건으로 '월급만으로 집을 살 수 있는 부동산(주택) 가격'을 꼽았다.

광주 청년의 주거 실태와 인식·수요를 파악하고 주거권 보장정책 수립 및 실현을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실시한 이번 조사는 △주택형태 및 주거수준 △주택 점유 안전성 및 주거비용 적정성 △주거독립 경험 및 주거 계획 △주거 가치관 및 주거정책 인지도에 이르는 4개 분야에 대해 진행됐다.

주거 비용 실태와 관련해 광주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청년들의 평균 보증금은 8660만원, 보증금이 있는 월세의 경우 평균 보증금은 1153만원, 평균 월세는 37만원으로 나타났다. 보증금 없는 월세의 경우 월평균 주거비용은 약 28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월세 거주 청년이 생각하는 적정 주거 비용은 월평균 약 22만원으로 간극을 보였다.

현재 거주하는 주택의 상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역시 전체 청년 기준 62.4점, 1인 가구 청년 기준 59.5점으로, 쾌적성 평균 점수인 71.6점과 62.0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상적인 주거생활을 위한 요건에 대해서는 64.6%가 '월급만으로 집을 살 수 있는 부동산(주택) 가격'을 꼽았고, '집을 구매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살고 싶은 만큼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45.3% 순으로 응답해 여전히 대다수의 청년들이 집을 자산 증식의 수단이 아닌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거 정책에 대해서는 △청년주택청약 77.5% △청년전세임대 68.2% △행복주택 67.7% 등 과반 이상의 청년들이 정책을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 이용률은 각각 24%, 5.8%, 5.8% 등으로 나타나 접근성 강화 및 홍보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시는 현재 청년 대상의 주거 정책 사업으로 독립된 저소득 주거계층의 주거비를 지원하는 '주거급여', 소득이 없거나 적은 지역 청년에 주거공간을 지원하는 '청년주거서비스지원', 상생형지역일자리 근로자에 주거비를 지원하는 '광주형일자리근로자 주거비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 등을 기점으로 지난 2017년 도입된 청년 주거서비스 지원사업의 경우 당초 소득이 없거나 낮은 지역 청년 30여명에게 1~3년의 기간 동안 주거공간을 지원해 주거비 부담을 줄이려 했던 계획과 달리 건물 리모델링 과정에서 예산 낭비와 혜택 인원 대폭 축소 등 문제가 불거지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광주청년센터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내 다양한 청년들의 주거 정책의 수립과 구현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인희 광주청년센터 청년정책팀장은 "이번 조사에서 세대 구성이나 학력에 따른 주거 상황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며 "해당 조사를 시작으로 청년 1인 가구 주거실태조사와 비주택거주청년 실태조사 등 세분화된 후속 조사를 통한 중장기적 주거권 보장 정책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