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진보> 시민 행복을 수확하는 광주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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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윤진보> 시민 행복을 수확하는 광주의 가을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 입력 : 2021. 09.15(수) 13:05
  • 편집에디터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오랜만에 시골길 나들이에 나섰다. 여름 끝자락을 물고 온 게으른 장마에 가을바람이 어울려온 모양이다. 여름빛 짙던 벼 끝엔 어느새 노오란 햇볕이 물들어가며 계절 변화를 알린다. 추석을 앞둔 들녘은 온통 감사할 것 들 뿐이다. 자연의 수고와 사람의 땀이 함께 이뤄낸 보람이 위로 마냥 물결이 되어 안겨온다.

땅에 씨를 뿌리고 정성껏 키우면 결실을 얻는다는 것은 지금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인류사에서는 크나큰 '혁신'이었다. 세계적인 석학 다이아몬드 교수는 각 문명의 차이를 결정한 원인으로 작물화, 즉 농업 혁명을 꼽은 바 있다. 재미있는 대목은 수렵· 채집의 생산성이 낮은 곳은 농업 혁명을 신속하고 빠르게 받아들였지만, 기존의 생활에 별 불편 없이 풍족했던 곳은 작물화를 천천히 받아들인 경향이 있었다는 부분이다. 부족함이 오히려 혁신을 불러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문득 우리 광주의 오늘이 겹쳐진다. 예전, 광주는 소비도시라는 오명을 받아왔다. 딱히 두드러진 생산력과 경쟁력이 없었던 탓이었다. 바로 이 부족함을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광주형 일자리와 인공지능 중심도시 사업 등 새로운 먹거리를 위한 씨앗이 됐다. 물론 평탄치만은 않은 농사였지만, 풍파와 난관을 겪어가며 딴딴하게 영글어갔다. 그리고 지역민의 애정과 지원에 힘입어 이제는 하나둘 수확도 앞두고 있다. 이제 광주가 생산한 새로운 자동차가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또한 AI 관련 기업·기관 100여 곳이 광주에 둥지를 틀고, 최첨단 4차 산업혁명을 본격적으로 이끌어갈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사람과 기업이 찾아오는 최첨단 도시, 이제부터 열어갈 광주의 모습이다.

광주도시철도공사 역시 이 농사의 양분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일상 공간인 지하철역을 시민을 위한 디지털 AI 체험을 위한 장으로 개방, 결실을 이뤄내고 있다. 지난 7월, 금남로4가역에 조선대학교와 함께 조성한 AI문화예술체험관은 많은 시민들에게 VR, AI 기술 등 인공지능을 일상에서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 농촌진흥청과 함께 'AI스마트팜'을 올 해 안에 오픈할 예정이다. AI스마트팜은 첨단정보통신기술(ICT)를 통해 식물이 자라나는데 필요한 빛, 공기, 온습도, 양분 등을 인공지능으로 제어하는 실내 농장 시스템이다. 시민들이 직접 최첨단 농업 기술을 견학 · 체험하고 농산물 구매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공사는 업무의 과학화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행정안전부 주관 디지털 뉴딜사업 공공데이터 기업매칭 지원사업 선정으로 국비 2억원을 확보, 지하철역을 3차원 공간정보로 구축하기 위해 현재 1호선 전 역사 곳곳을 360도 VR 장비와 드론으로 촬영 중에 있다. 또한 IoT(사물인터넷)를 활용한 시설물 안전 점검이나 교량 수위 관리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업무 추진을 통해 과학적인 안전관리를 펼치고 있다.

이 모든 노력들이 시민의 행복이라는 큰 결실을 향해 여물어가고 있다. 봄날의 농부처럼 바지런히 씨앗을 뿌린 결실들이 광주 곳곳에서 무르익고 있다. 농사는 씨 뿌린 농부의 열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햇살의 따스한 관심, 흙과 물의 아낌없는 지원, 때로는 날카롭게 스쳐가는 거센 바람과 풀벌레도 모두 풍요로운 가을을 만드는 원 팀이다. 시민 행복을 향한 우리 모두의 농사가 대풍(大豐)을 맞이하기를 기원해본다. 올 가을, 150만 시민 모두의 가슴마다 희망과 보람이 한가위 보름달처럼 풍성하기를 기대해본다. 광주도시철도공사가 풍요로운 광주 구현을 위해 가을볕처럼 시민 곁에 함께 하겠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