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편견을 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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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편견을 가질까
  • 입력 : 2021. 09.30(목) 16:21
  • 이용환 기자

신간 이슬람버스

3000년 아랍 역사 달리는 이슬람버스

이희수 | 니케주니어 | 1만4500원

'수니파와 시아파는 어떻게 다를까', '세종대왕과 이슬람은 또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슬람 사람들은 신라시대 대한민국 경주의 괘릉을 왜 찾아왔을까'

이슬람의 역사를 엿본 경험이 있더라도 그 복잡한 역사를 설명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터키 이스탄불대에서 중동 역사와 이슬람문화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희수 성공회대 이슬람 문화연구소장이 신간 이슬람버스를 통해 이슬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책은 니케주니어가 한국사, 세계사, 중국사에 이어 만든 '역사 버스 시리즈' 네 번째 책. 별이 한가득 보이는 어두운 밤, 사막에서 출발한 이슬람 버스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코란, 알람브라 궁전, 바그다드 등 이슬람 문화권에서 중요한 시기와 장소, 사물을 정류장 삼아 지나며 이슬람 문화의 탄생과 발전을 살펴본다.

예컨대 이슬람을 창시한 예언자 무함마드가 딸만 두고 숨진 632년 뒤 이어진 정통 칼리프 시대와 이후 세습 왕조로 넘어가게 된 역사 등은 무척 복잡지만 주요 정거장에 정차하는 듯한 호흡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칼리프란 종교적 권위와 세속 권력을 모두 쥐고 있는 이슬람 최고 통치자를 말한다. 이 과정을 통해 성전 꾸란이 무슬림에게 어떤 의미인지, 왜 수니파와 시아파가 나뉘었는지 등의 배경도 자연스럽게 흡수하게 된다.

이슬람의 핵심 지점을 찍어 두루 짚는 과정에서 얼마나 우리가 이슬람에 대한 편견에 빠져 사는지를 느끼게 되는 것도 이 책이 주는 매력이다. 함께 유일신을 믿고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하는 사막 땅에서 2000년간 유목과 목축을 하며 물과 먹을 것을 나누고 평화롭게 살아온 이슬람과 기독교의 역사를 쫓으며 이렇게 오랫동안 서로 싸우지 않고 협력해 온 민족이 없다는 점도 일깨운다.

이슬람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전 세계 19억 무슬림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무너뜨린 9·11 테러와 최근의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으로 이슬람에 대한 편견이 크지만, 일부 급진 세력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한국을 좋아하고 서구와 협력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서구의 안경으로 세계를 보는 데 길들어 있는 많은 이들이 온전한 눈을 갖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를 위한 책이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