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청천 없나요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서석대
포청천 없나요
최동환 체육팀장
  • 입력 : 2021. 09.27(월) 18:09
  • 최동환 기자
최동환 체육팀장
지난 1994년 쯤 KBS 2TV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판관 포청천'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 드라마는 중국 북송시대 명판관인 포증의 공명정대한 판결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방영 당시 인기가 많았다.

무협이나 도술, 신선같은 중국무협적인 요소에 수사와 추리, 재판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요소가 가미되면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시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악인이라면 황족이나 고관 대작, 심지어는 자신의 친구조차도 한치의 용서없이 단호하게 작두로 응징하는 모습을 보면서 썩은 정치에 지친 국민들에게 어필돼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포증은 청렴한 관리로 이름이 높은 송나라 관리이다. 권세에 아부할 줄 모르고 법을 엄하게 다스려 '포청천(包靑天)'이라는 칭송을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존경받고 있다.

요즘 프로축구 광주FC는 공명정대한 포청천 같은 심판이 그리울 것 같다. 광주FC는 최근 심판진의 실수와 편파 판정으로 K리그1 잔류 경쟁에 비상등이 켜졌다.

광주는 지난 18일 제주와의 홈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으나 지난 23일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광주의 몰수패(0-3패)를 통보받았다. 광주가 하프차임을 제외하고 총 4회 선수를 바꿔 3회로 제한된 교체횟수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광주로선 억울한 몰수패다. 이날 경기에서 김호영 광주 감독은 후반 39분 2명의 동시 교체를 준비했지만, 대기심은 미리 대기하던 김종우의 투입만 지시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 교체 기회임을 인지해 김봉진까지 투입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대기심은 "다음에 교체해도 된다"고 답했다.

이후 광주의 몰수패가 인정된 핵심 요소는 후반 추가시간 김봉진의 투입이다. 당시 대기심은 선수의 교체를 허용해서는 안 됐는데 이를 허용한 것이다. 대기심의 규정 숙달 미숙과 경기 판정의 책임자인 주심의 정확한 상황 판단 미숙이 낳은 결과다.

이 결과로 11위 광주는 승점 1점과 1득점을 잃으면서 승점 29점으로 10위 서울(승점 33)과 4점 차로 벌어졌고, 최하위 강원(승점 27)과는 2점 차로 좁혀졌다.

광주는 지난 25일 울산 현대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심판의 편파 판정에 또 울었다.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상대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코너킥을 얻었는데 심판이 경기를 그대로 끝냈다. 보통 공격권을 한번 더 주는데 그러지 않은 심판 판정에 광주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공명정대하고 엄한 잣대를 들이대는 판관 포청천이 그리울 수밖에 없는 광주FC다. 최동환 체육팀장 cdstone@jnilbo.com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