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기술 '누리호' 성공 발사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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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우리만의 기술 '누리호' 성공 발사 기대감
김은지 전남취재부 기자
  • 입력 : 2021. 09.29(수) 14:01
  • 김은지 기자
김은지 전남취재부 기자
고등학교 2학년, 영어 단어 하나마저 중요하던 시절. 수업마저 제쳐두고 친구들은 교실 한편에 있던 대형 TV 앞으로 모였다.

2010년 6월 우리나라 첫 발사체 '나로호'를 발사하던 날이었다.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나로호는 발사대를 떠난 지 2분도 채 안돼 바다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때의 충격은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첫 실패의 충격이 커서였을까. 나로호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었다. 그로부터 11년 후인 2021년, 우리나라 독자기술로 개발된 새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로 솟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누리호는 러시아와의 국제 협력을 통해 개발된 나로호와 달리 '한국형 발사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Ⅰ)' 발사에 성공한 바 있지만 '자력'은 아니었다. 당시 핵심 기술인 1단 로켓은 러시아제를 사용했고 우리는 위성이 탑재된 8톤급 2단 로켓만 개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8년 만에 우리나라는 한국형 발사체(KSLV-II) '누리호'를 발사하게 됐고 현재 최종 기능 점검 시험을 끝내고 발사 준비를 완료한 상태다.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면 이제 우리나라도 국가우주개발 계획의 독자적 수행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한국은 위성을 만드는 기술만 있을 뿐, 발사체는 해외 기술에 의존해왔던 반면에 누리호 발사 성공을 통해 위성 자력 발사 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초정밀 위치 정보 서비스, 전 세계 원유 비축량 파악, 해외 곡물 생산량 예측 등 위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활용 수 있게 돼 우주분야 국내 산업 활성화 및 기술력 증대가 기대된다.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독자적인 위성 발사체를 보유한 우주강국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우주발사체의 첫 발사 성공률은 30% 미만에 그친다. 발사체는 소모성이기 때문에 한 번 발사된 뒤엔 결과가 어떻든 돌이킬 수 없다.

그러나 이미 두 번의 실패가 수많은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축적에 큰 역할을 한 것도 분명하다.

과연 누리호가 오는 10월 우주에 안착해 우리나라가 우주산업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첫 시험발사의 성공을 기다렸으면 한다.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