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빨강은 귀족의 색, 녹색은 시민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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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빨강은 귀족의 색, 녹색은 시민의 색
(118) 색채와 국가
  • 입력 : 2021. 10.05(화) 13:13
  • 편집에디터

나미비아

나미비아의 국기는 1990년 독립과 함께 제정되었으며, 국기에 사용된 색으로는 노랑, 파랑, 하양, 빨강, 녹색 5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녹색은 식물과 농업자원을 상징한다.

도미니카 연방

도미니카 연방의 국기는 1978년에 처음 제정되었으며, 이후 1981년과 1988년, 1990년 3차례 수정을 거쳐 제정되었다. 국기에 사용된 색으로는 녹색 바탕에 노랑과 검정 그리고 하양 3가지로 구성된 십자가와 십자가 가운데 빨간 원에 도미니카 연방 국조인 황제 아마존앵무와 10개의 녹색별이 그려져 있다. 녹색은 국토를, 녹색별은 도미니카 연방을 구성하는 10개 교구를 의미한다.

독일

녹색은 독일 시민의 색이다. 괴테(Goethe)는 상인과 수공업자 그리고 피고용인이 유용하듯이 녹색도 유용한 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독일에서 녹색은 격한 분노의 색으로 자주 쓰인다.

1653년 브라운슈바이크(Braunschweig)의 색채 사용 규정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여자의 혼수 상자인 '신부의 함'에는 제1신분을 나타내는 빨간색, 제2신분은 녹색과 빨간색, 제3신분은 빛나거나 어두운 녹색, 제4신분은 약간의 색을 사용한다.

빨강은 귀족의 색이고, 녹색은 시민의 색이었다. 특히 밝은 녹색이나 짙은 녹색은 시민 색이었고, 순수한 녹색은 부유한 사람의 색이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년~1519년)의 모나리자(Mona Lisa)도 녹색 옷을 입고 있다.

1814년 독일의 슈바인푸르트(Schweinfurt)에 있는 염색공장에서는 구리 조각을 비소에 용해시켜 더 진한 녹색을 만들었으며, 이 녹색을 '슈바인푸르트의 녹색'이라 붙였고, 이렇게 만든 녹색은 독성이 있다.

나폴레옹(Napoleon, 1769년~1821년)은 녹색을 가장 좋아했으며, 세인트헬레나(Saint Helena, 남대서양의 영국 식민지 섬이고, 아프리카 서해안으로부터 1,850km 떨어진 곳에 위치) 섬의 유배지에는 온통 녹색으로 꾸며졌다. 1821년 52세로 나폴레옹이 죽자 프랑스 화학자들은 그의 시체를 분석한 결과 습한 기후 때문에 녹색 카펫과 녹색 가구 그리고 녹색 가죽의 독이 용해된 것으로 만성적인 비소 중독으로 죽었다고 했다.

1999년에 제작된 전화번호부를 참고로, 독일에서 사용한 색이름이 사람 이름의 성으로 사용한 예이다. 녹색(그륀 Grün)은 3,672개이다.

독일의 쓰레기처리 정책으로 녹색의 통은 잡초나 나무 그리고 낙엽을 수거한다. 독일에서는 가정용 쓰레기의 수거를 5가지 색채로 구분하였다. 녹색은 유리병을 수거한다. 특히 병의 색깔과 수거함의 색깔을 일치시켰다. 예를 들면 녹색 병은 녹색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문화예술 기획자/ 박현일(철학박사 미학전공)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