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가 된 소년공'…광주만남 계기로 정치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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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가 된 소년공'…광주만남 계기로 정치 입문
13살에 공장 취업한 소년공||흙수저 탈출 위해 ‘주경야독’||5‧18 진실 접하고 정치의 길||추진력 바탕 대선주자 발돋음
  • 입력 : 2021. 10.11(월) 17:35
  • 김진영 기자
이재명 대선후보의 어린시절. 열린캠프 제공.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어린 시절엔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한 소년공이었고 광주와 만남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서 보여준 강력한 리더십은 특별한 정치적 후광이나 계파가 없던 그가 집권 여당 대선 후보로 발돋움한 비결이다.

● 가난한 소년공 이재명

이재명 후보는 '소년공' 출신이다. 경북 안동에서 9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나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했다. 없는 살림을 개선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부모의 선택이었다. 상대원 시장 뒷골목의 한 반지하 단칸방이 첫 보금자리였다.

이 후보는 중학교 진학은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 속에 일당 400원을 받기 위해 13세 때부터 공장으로 출근했다. 어린 나이가 걸림돌이 될까 봐 형 이름을 도용해 위장 취업도 수차례 했다. 이 때 다친 상처로 6급 장애 판정을 받았고 군 면제도 받았다. 그 팔은 지금도 곧게 펴지지 않는다.

공장 내 폭력과 저임금에 시달렸던 이 후보는 '관리직'이 되는 게 해법이라는 생각에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치렀고 중앙대 법대에 진학했다.

그는 생계를 위한 공장 일과 공부를 독하게 병행해 마침내 학력고사에서 전국 순위 3000등 안에 드는 고득점을 냈다. 인권이 유린 당한 삶에서 벗어나고픈 지독한 갈망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 5‧18 접하고 정치 꿈궈

마침내 '흙수저' 삶에서 벗어난 이 후보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5‧18 민주화운동'이다. 그가 직접적 접촉도 없는 광주를 '사회적 어머니'로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5·18은 개인적 영달을 위해 살아갔던 저를 공평한 세상,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살도록 바꿨다.", "저를 사회적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한 건 5월 광주로, 광주는 제 사회적 어머니"라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1982년 그는 우연히 유인물로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접했다. 매스컴의 말대로 광주시민은 폭도라 믿었던 이 후보였다.

평소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5‧18 피해자들을 폭도로 비난해왔던 이 후보는 수치심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권력과 언론에 속았다는 분노는 정의구현을 향한 의지로 바뀌었다.

이 후보는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성적이 좋아 판검사 임용도 가능했지만, '광주 정신' 실천에 대한 의지는 그가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의 길을 걷게 되는 계기가 됐다.

또 사법연수원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의를 들은 것이 노동 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하는 계기가 됐다고 이 후보는 회고했다.

● 과감한 추진력으로 주목

이 후보는 '성남시민모임'을 창립해 이끌며 2000년 분당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특혜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2005년 8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며 정치에 투신했으나 첫 도전인 2006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2008년에는 통합민주당 후보로 분당갑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역시 낙선했다.

하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성남시장에 당선됐고,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첫 시장 임기 시작 11일 만에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등 파격적인 시정 운영으로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재선까지 거치며 SNS상의 열성적 지지층을 중심으로 '전국구 정치인'으로 급부상했고 야권의 잠룡으로 몸값을 높이기 시작했다.

정부와 각을 세워가며 추진한 무상 교복, 공공산후조리 지원, 청년 배당 등 보편적 복지 사업은 타 지자체로 퍼져나가며 자타공인 그의 정책 브랜드가 됐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한 그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민주당 후보로는 20년 만에 당선됐다.

이 후보는 경기지사로 재임하면서도 계곡정비, 수술실 CCTV 설치 추진,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정치 이슈를 선도했다. 이 지사→가 향후 대통령이 될 경우 기초·광역단체장 시절과 같이 강한 행정력을 바탕으로 국정운영을 해나갈 것이라고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