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이 없었다면 현대 문명은 없었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미적분이 없었다면 현대 문명은 없었다
  • 입력 : 2021. 10.14(목) 11:14
  • 이용환 기자
미적분의 힘. 해나무 제공


미적분의 힘

스티븐 스트로가츠 | 해나무 | 2만원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목받는 딥러닝, 머신 러닝,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수학은 필수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시험을 위한 수학만을 학습한 많은 이들이 정확한 개념 파악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계산에만 집중하는 수학으로 수학을 되레 어렵게 만든다. 특히 미분과 적분은 물체의 순간적 운동량뿐 아니라 부피, 유량, 체적 등을 밝혀내는 유용한 도구지만 학생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복잡한 수식과 난해한 개념, 무서울 만큼 두꺼운 교과서로 악명이 높다.

세계적인 수학자 스티븐 스트로가츠가 펴낸 '미적분의 힘'은 미적분이 가진 위력과 원리, 미적분의 발전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서론에서 "미적분학은 단순성에 집착한다"고 말했다. 실제 미분은 간단히 설명해서 끝 없이 작게 나누는 것이고 적분은 이렇게 끝없이 작게 나눈 것을 더한 것이다. 다만 미적분학이 복잡해 보이는 이유는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미적분은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부터 시작해 아랍과 인도의 수학자들, 갈릴레이, 케플러, 페르마, 뉴턴, 라이프니츠 등 빛나는 지성들이 노력으로 탄생했다. 미적분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손에 쥔 인류도 광대한 우주와 원자보다 작은 영역을 탐험하고 산업 혁명과 정보 혁명을 통해 현대 문명을 건설할 수 있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미적분학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휴대폰, TV, GPS, 컴퓨터 애니메이션도 없었을 것이고 DNA의 비밀을 밝히거나, 무사히 달에 갔다 올 수 있는 방법도 찾지 못했을 것이다.

미적분은 또 펜더믹에 의한 전염병의 확산부터 주식 시장의 움직임, 행성의 궤도, 블랙홀 충돌로 발생하는 중력파에 이르기까지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저자가 들려주는 미적분의 대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일상생활의 무대 뒤에서 조용히 작동하는 미적분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일상이 수천 년 위대한 지성들이 발전시켜온 미적분학에 빚을 지고 있으며, 미적분이 인류가 생각해 낸 가장 위대한 개념이라는 저자의 말에도 동의하게 된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고 미적분을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아마도 저자가 원하는 것은 독자들에게 미적분을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고 미적분이 우리의 인식과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소개하는 것이고 생각한다.

미적분의 힘은 어디서 나왔고 어디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가. 미적분 이후 펼쳐질 세상은 과연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이 이 책에 들어있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