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 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 센터장 |
한편 자연환경적으로 남도의 아름다운 가을을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는 담양 병풍산, 광양 백운산, 고흥 팔영산, 영암 월출산, 장흥 천관산, 해남 두륜산 그리고 달마산을 꼽을 수 있다. 그 밖에 영산강 길을 따라 피어있는 억새도 남도의 가을 풍경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이다. 먼저 담양 병풍산은 병풍을 두른 듯 하다하여 병풍산이라 불린다. 가을 풍경화에 모두 담겨진 듯 아름다운 능선과 봉우리에서 억새들의 흔들림과 노랗고 붉은 단풍을 관찰할 수 있다. 남도에서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광양 백운산은 호남정맥의 종착지다. 정상에서 약 1km에 걸쳐 장관을 이루고 있는 억새 군락이 남도의 가을을 맞아 절정을 이룬다. 고흥 팔영산은 다도해를 조망할 수 있는 유영봉, 성주봉, 생화봉, 사자봉, 오로봉 등 여덟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있다. 봉우리를 돌다보면 하늘과 남해 바다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렵고 억새의 흔들림에 가을의 정취를 깊게 느낄 수 있다. 영암 월출산은 단풍 든 전경이 영락없는 금강산의 모습이다. 또한 서남릉과 미왕재 사이에 만발한 억새밭이 일품이다. 장흥 천관산은 호남 5대 명산의 하나로 정상은 온통 억새밭이고 여기저기 우뚝 솟아 있는 기암괴석이 볼 만하다. 해남 두륜산은 가련봉, 두륜봉, 노승봉, 고계봉이 남해를 굽어보며 우뚝 솟아 있는 형세다. 관광명소인 대흥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1979년 12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두륜산은 해남의 황금 들판을 한눈에 보면서 강진만과 완도를 잇는 바다와 섬들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달마산은 불썬봉을 지나 도솔봉까지 약 8km에 걸쳐 기세를 자랑하고 있으며 남해를 바라보면서 남도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달마산 서쪽으로는 우리나라 육지의 가장 남쪽에 자리한 사찰 미황사가 있다. 도솔봉 정상에 있는 도솔암은 남해로 둘러싸인 해남, 장흥, 강진, 완도를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천혜의 명소로 유명하다.
이처럼 남도의 가을은 볼거리가 풍성하고 먹거리를 생산해낼 수 있는 비옥한 토지가 있다. 땅은 거짓이 없기 때문에 정성들여 가꾸면 농부에게 수확의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남도에 귀촌해서 맞이하는 가을은 이래서 행복하다. 한 여름에 쏟은 땀이 결실을 맺어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농촌을 배우고 익히면서 자치활동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농사일에 더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앞으로는 자연환경과 향토문화를 접목하여 문화관광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남도의 자연과 농촌을 자원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보다도 더 특화된 농촌의 가을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지 찾아보고 남도의 가을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농촌의 모습으로 자리매김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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