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두환 옹호 발언' 윤석열, 광주시민에 사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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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두환 옹호 발언' 윤석열, 광주시민에 사죄를
5·18 정치적 이용 파문 확산
  • 입력 : 2021. 10.20(수) 16:41
  • 편집에디터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광주학살의 주역 전두환씨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에서 '전두환씨가 5·18과 쿠데타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 호남에서도 그런 얘기를 하는 분이 많다'는 윤 후보의 발언은 호남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준 매우 부적절한 망발이다. 윤 후보가 현대사의 아픔인 5·18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의식해 거리낌없이 언급한 것에서 광주의 고통에 대한 공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후보의 전씨 두둔은 그가 줄기차게 내세운 공정과 정의, 헌법정신을 위협하고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전두환씨는 군사반란으로 헌정 질서를 유린했고, 이에 반대하는 광주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눠 많은 양민을 학살하는 등 광주를 피로 얼룩지게 했다. 재임 중 삼청교육대와 보도지침을 통한 전방위적 언론 통제, 수천억의 정치 자금을 기업들로부터 거둬들여 들통나 법의 심판을 받은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는 광주학살에 대한 사과도 없고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 정치 헌금은 전씨 일가에게 증여 등을 통해 은닉돼 지금도 추징금 966억원을 미납한 채 황제 골프 등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헌법 질서를 유린하고 부정부패를 일삼은 전두환씨를 미화하는 윤 후보의 발언은 광주시민의 상처를 덧내는 일이고, 국민들의 정상적인 법감정과 상식과는 너무 동떨어져 씁쓸하다. 오죽했으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까지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다. 경악스럽다"고 비판하고 나서겠는가.

윤 후보의 이번 파문은 그동안 야기한 숱한 실언과 설화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광주민주화운동이 발생한 지 41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은 여전히 갈길은 멀고, 그 고통은 치유되지 않고 있어 광주시민들의 상실감은 크다. 윤 후보는 대리사과가 아닌 광주시민앞에 나서 진심이 담긴 사죄와 용서를 구해야 한다. 국민의힘도 호남과의 동행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선 당 차원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제시해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