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손금주> 정권재창출, 진보진영이 뭉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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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손금주> 정권재창출, 진보진영이 뭉쳐야 한다
손금주 전 국회의원
  • 입력 : 2021. 10.21(목) 13:28
  • 편집에디터
손금주 전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끝났다.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경선은 마쳐졌고, 이재명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다. 그러나 갈 길 바쁜 이재명 지사에게 야당과 보수 언론은 '화천대유'의 덫을 씌우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의 원팀 구성 또한 숙제로 남아 있다.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 국정감사 이전에 지사직을 사퇴해 달라는 당 지도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공법을 택했다. 경기도지사로서 경기도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성남 대장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야당의 공격을 직접 막아내고 국민들에게 5503억원 공익환수의 성과를 설명하는 등 국정감사를 자신의 핵심가치인 행정능력과 청렴성을 보여주는 기회로 활용하였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던 2015년 당시를 기준으로 민관합동개발 방식을 통해 사업수익의 70% 상당을 우선 배당 방식으로 공익환수한 것이다. 물론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민간사업자들의 이익이 그후 급격하게 늘어났고, 일부 수익이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등 국민의힘 전신인 구 여권 새누리당 인사들에게 전달되는 등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지만, 민간사업자들의 문제를 제외하면 이재명 지사가 이끌었던 관의 영역에서는 성남시의 공익환수 성과를 부인하기 어렵다. 시장 시절 '부패지옥 청렴천국'을 외치며 공직자의 청렴성을 지키려고 한 사람이다. 친형과 원수지간이 되고 욕을 해가면서까지 친형의 성남시정 개입을 막았던 사람이다. 오죽했으면,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남욱 변호사가 "내가 아는 12년 동안 내가 그 사람(이재명)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트라이(시도)를 많이 해봤겠나? 아유 씨알도 안 먹힌다"고 말했을까? 이재명은 그런 사람이다.

이재명 지사는 정치권의 해묵은 거대 담론이나 이념 대립의 틀을 넘어서 성장과 실사구시의 개혁을 이뤄내고자 한다. 한꺼번에 큰 일을 만들어서 대대적인 성과를 내는 신기루를 좇기 보다는, 작은 생활현장의 민생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고 그런 성과들이 쌓이고 쌓여서 티끌이 태산이 되듯이 큰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이 이재명 지사의 성과주의 실용노선이다. 우리 사회는 성장의 둔화로 기회의 총량이 줄어들고 경쟁은 심해졌다. 나이, 성별과 상관없이 빈부격차와 양극화로 희망 없이 좌절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전환적 공정성장을 통해 기회의 총량을 늘리고 공정한 기회 제공을 통해 계층사다리를 회복하는 등 경제성장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분명 민주당 기존 주류와는 다소 다른 접근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성장과 분배 사이의 오랜 난제에 대한 고민이 엿보인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문화와 경제의 앞자리에서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에게는 팬데믹과 디지털 전환, 기후 위기, 성장둔화와 양극화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남아 있다. 더 이상 과거의 해묵은 갈등이나 이념 논쟁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보진영이 정권을 재창출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해 왔던 개혁과제들을 완수해야 한다. 잘된 정책들은 이어 나가고 부족한 부분들은 보완해서 국민들이 개혁의 성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정권 재창출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과반을 넘고 있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 정권에 대해서 정치는 잘 했다고 대놓고 옹호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민주당 원팀 구성은 더디기만 하다.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당 주도권을 노린 중진들은 각자 동상이몽에 빠져 있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들조차 주저하고 있다. 위기감이 든다. 진보진영의 분열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 각자의 사사로운 감정으로 진보정권 재창출과 개혁과제 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회피해서야 되겠는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이재명 지사가 야당의 공세에 맞서 외로운 싸움을 하지 않도록 진보 진영이 힘을 모으고 좀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선과정의 앙금을 풀고 이낙연 전 대표가 진보 진영의 큰 어른으로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물론 이재명 지사가 먼저 이낙연 전 대표에게 모든 예의를 다해서 선거대책위원회로 모셔야 한다. 이낙연 캠프에 있었든, 정세균 캠프에 있었든 이제는 경선이 끝났으니 모두 원팀의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 원팀이 되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 원팀이 되어야 개혁과제의 완수가 가능하다.

그리고 호남이 뭉쳐야 한다. 비록 호남 출신의 이낙연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되지 못했으나, 여전히 진보 진영의 중심은 호남이고, 문재인 정권 개혁의 원동력 또한 호남이다. 이제 문재인 정권을 넘어 진보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도록 호남이 뭉쳐야 한다. 진보 진영이 단일 대오를 형성할 때 중도의 유권자들 또한 함께 참여할 것이다. 5월 광주 정신을 지키고 공정 성장과 함께 개혁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어 내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