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두환 옹호' 사과 대신 유감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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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두환 옹호' 사과 대신 유감 표명
당내서 비판 "겸허히 수용"||이준석 "당 공식 입장 아냐"||민주당 연일 사퇴 촉구 맹공
  • 입력 : 2021. 10.21(목) 15:46
  • 서울=김선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망언 논란을 부른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여론이 급속도로 싸늘해지자 뒤늦게, 당 안팎의 비판을 수용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사과 대신 유감 정도의 수준에 그쳤다. 전두환씨의 권한 위임은 벤치마킹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분노한 민심을 달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오히려 망언의 후폭풍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청년 정책·공약 발표에 앞서 "해운대 당협 발언은 5공 정권을 옹호하거나 찬양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각 분야에 널리 전문가를 발굴해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정치를 하겠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나 그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호남 민심이 악화되고, 당내에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자 발언한 지 사흘 만에 잘못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사과 혹은 사죄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선, "유감의 표현이다"고 답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보수 성향이 강한 당원들이 밀집한 'TK 보수' 표심을 의식해서 사과 보다는 유감 정도의 표명에 그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호남 유권자를 만나기 위해 호남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는 "TV토론 일정이 끝나면 바로 방문할 생각이다. 안 그래도 방문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이준석 당 대표는 이날 순천시 순천팔마종합운동장 내 여순항쟁탑을 참배한 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은 당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최근 당 대선 후보의 발언으로 그동안 당의 호남 행보에 대해 지역민이 진정성을 의심할 만하다"며 "역사적 사실이나 평가 자체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유감 표명에 대해선, "충분할 지 모르겠다. 후보가 잘못된 자신의 발언을 곧바로 정정해달라고 당 대표로서 공개적으로 권고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정설과 함께 할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윤 전 총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찬양' 발언을 비롯해 고발사주 사건 등을 비판하고 사죄와 함께 후보직에서 사퇴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박완주 정책위 의장은 "전두환 찬양 망언에 국민은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며 "금도를 넘은 윤 예비후보는 부끄러움을 알고, 후보에서 반드시 사퇴하고 호남 영령 앞에 무릎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당위원장인 송갑석 의원은 "광주는 더 이상 윤석열의 사죄를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 시대에 독재정권을 찬양한 함량미달 불량식품 윤석열은 즉각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