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성공적 비행'… "위성 궤도 안착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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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누리호 '성공적 비행'… "위성 궤도 안착은 과제"
1·2단 로켓 성공 분리·700㎞ 도달 ||문대통령 “우주산업 새 성장동력||내년 5월 두번째 발사는 꼭 성공”
  • 입력 : 2021. 10.21(목) 18:40
  • 김은지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나건호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다도해의 청잣빛 빛깔이 감도는 고흥 창공을 힘차게 갈랐다.

지난 12년간의 한국 첨단 우주 과학 기술이 집약된 누리호가 마침내 고흥 땅을 떠나 우주로 도약했다.

21일 누리호 발사로 대한민국은 세계 7번째 실용위성을 자력으로 쏠 수 있는 국가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오후 5시 정각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를 이륙한 누리호는 발사 15분여만에 예정된 궤도에 도달했다.

발사 카운트다운이 '0'을 가리키는 순간 지축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대한민국의 '우주 강국' 염원을 담은 누리호가 우주로 비행을 시작했다.

발사를 위한 주변 여건은 최적이었다. 발사 당시 나로우주센터 기온은 영상 16도를 넘었으며 바람은 초속 2m/s였고 강수 확률은 제로였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지수도 '좋음'으로 누리호의 하얀 동체를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누리호는 발사 2분7초 뒤 1단 로켓, 3분53초 뒤 위성 덮개(페어링), 4분34초 후 2단 로켓이 각각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누리호가 이륙한 지 967초 뒤인 오후 5시16분 위성모사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당초 목표였던 위성을 정상 고도(700㎞)까지 올리는 데에는 성공한 셈이다. 다만 위성모사체는 본궤도에 진입 못했다.

2010년 3월부터 1조9572억원이 투입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는 75톤급 액체엔진 4기로 구성된 1단 엔진과 75톤급 액체엔진 1기의 2단, 7톤급 액체엔진 1기의 3단으로 구성된 발사체다.

한국의 첨단 과학 기술이 집약돼 만들어낸 결과물로 누리호 엔진의 경우 설계와 제작, 시험 등 개발의 전 과정을 국내 연구진 및 기업이 도맡아 완성해 냈다. 누리호 전체 부피의 80%를 차지하는 탱크 역시 전부 국내 기술로 만들어져 의미가 남다르다.

발사 당일인 21일 오전 10시부터 발사통제지휘소에서는 누리호 추진제 제어 등의 임무를 진행했으며 같은 시각 발사대로부터 3㎞ 주변은 육상으로 접근을 통제했다.

오전 나로우주센터 상층부에 다소 강한 강풍이 불어 발사가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위원회는 발사 일정을 늦출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오후 2시 제5차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누리호 발사 준비 최종 상황과 기상 상황, 발사안전통제 조건 등을 종합 검토해 최종 발사 시각을 발표했다.

당초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는 앞선 회의를 통해 누리호 발사 예정 시각을 이날 오후 4시로 내다봤지만 한시간 연기된 오후 5시로 결정했다. 누리호 발사 준비 과정에서 밸브 점검에 시간이 소요돼 예상보다 한 시간 늦게 최종 발사 시각을 확정하게 됐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3시35분경 연료 탱크 충전을 마치고 오후 4시5분경 산화제 탱크 충전을 완료했다.

오후 4시24분경 발사체 기립 장치 철수가 완료됐고 오후 4시50분경부터 10분간 발사자동운용(PLO)을 가동한 뒤 이륙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광경을 지켜본 뒤 "더미 위성 궤도 안착,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면서 "누리호 목표에 완벽히 이르진 못했지만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에서 흔들림 없이 투자할 것"이라며 "누리호를 뒤이어 발사될 한국형 발사체의 성능을 꾸준히 높이로 다양한 위성 활용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내년 5월 두번째 발사 때는 꼭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며 우주센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