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인력난 아우성 치는 전남…농어촌 목소리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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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외국인 인력난 아우성 치는 전남…농어촌 목소리 귀 기울여야
김진영 정치부 기자
  • 입력 : 2021. 11.23(화) 15:04
  • 김진영 기자
김진영 정치부 기자
전남 곳곳이 일손 부족으로 아우성이다. 고령화와 청년인구 감소로 인력 부족이 심각한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입국자까지 급감해 인력난이 심화한 탓이다.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일손이 부족한 제조업 현장과 농어촌에 외국인 인력을 더 많이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2020년 전남의 농가 수는 13만6000가구로 2000년과 비교해 41.4%가 줄었다. 농가 인구 역시 27만 9000명으로 2000년과 비교해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전업농가 수도 8만6000가구로 2000년 16만2000가구 보다 절반 가량인 7만5000가구 줄었다.

인구 감소로 농촌은 대부분 일손을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해외 입국이 중단되자 극심한 인력난으로 이어졌다.

완도에서 전복을 키우는 한 어업인은 "요즘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귀해지면서 이들의 임금이 부쩍 올라 농가의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현장의 아우성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농어촌에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 수는 물론 현장의 인력 수요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는 까닭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남도내 등록외국인은 3만2000여명이 체류중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등록 외국인 역시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 지 알 길이 없어 막연히 1만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조사에서도 이들은 배제된다. 농어촌 고용 실태를 조사하는 '농림어업총조사'는 조사 대상을 상시 고용 3개월 이상으로 한청해 단기로 고용된 외국인 실태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또 방문취업 비자로 입국에 농어업에 종사하거나 불법 체류하는 경우는 모두 고용 인원 조사에서 배제된다.

현장의 수요 조사도 부실하긴 마찬가지다. 제조업·농어업의 외국 인력은 매년 말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국내 경제 상황, 노동시장 동향, 불법체류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하지만 조사 대상을 5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체로 제한하기 때문에 개인 단위 고용이 많은 영세 농어가 인력 수요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외국인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임금을 조사하는 기관도 없다.

전남도의회는 최근 건의문을 통해 "소규모 영세농가나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이 필요한 농가를 지원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파견근로 사업을 조속히 확대하고 정부 주도의 농업부문 외국인노동자 종합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업계 역시 내달 25일 외국인 인력 수급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농어민들은 코로나19 회복기에 접어드는 내년을 걱정한다. 인국인 인력난 해소를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