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문화 선도하는 전남의 기부 마니아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나눔문화 선도하는 전남의 기부 마니아들
여수 아너 17명 1위·목포 15명 2위||담양·영광·구례도 타 지역 비해 많아||“코로나로 주춤한 가입 내년 오를 것”
  • 입력 : 2021. 12.05(일) 15:55
  • 도선인 기자
전남 아너소사이어티 명예의 전당. 전남 사랑의열매 제공
내일을 밝히는 전남기부천사 ③지역별 아너

●여수산단이 보여준 나눔의 기적

전남 22개 시군 중 아너소사이어티 가입률 1위를 보이는 지역은 바로 여수다. 전남 아너 가입자 122명 중 무려 17명이 여수에 있다. 특히 산업단지가 밀집한 지역적 특징 때문에 여수 아너 대부분은 기업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수 아너 17명을 직업별로 나누면, △기업인 11명 △변호사·의료인 등 전문직 3명 △자영업 2명 △주부 1명이 있다. 지난 2012년 김경수 백수초밥 대표의 전남 아너 4호 가입을 시작으로 여수 첫 아너가 탄생했으며 지난 5월 주부 서순희 씨가 현재까지 여수의 마지막 아너로 가입되어 있다.

부산에 사업장을 둔 여수 출향인 박수관 와이씨텍 회장은 남다른 지역 사랑으로 지난 2015년 여수 아너 4호로 가입했다. 최초의 전남 출향인 아너 회원이다.

2016년에 들어서 여수 기업인들의 아너 가입이 본격적으로 줄을 잇기 시작했다. 김철희 대신기공 대표, 우종완 ㈜동양 대표, 이대안 SK신대셀프 주유소 대표, 박형근 ㈜베스코 대표 등 한해에만 4명의 기업인이 가입을 완료했다.

지난 2018년 위재춘 여상종합나무 대표와 최영미 영해 대표이사 부부가 연달아 아너에 가입하면서 여수 아너 10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아너 가입자 중 상대적으로 의료인 없었던 여수에서 2020년 최초로 의료인 아너가 탄생했다. 백창희 여수백병원 원장은 여수 의료인 첫 아너로 기부금은 의료취약계층의 의료비를 지원하는데 사용되는 등 여수 의료계 나눔의 마중물 역할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남 아너 93호인 박원균 스타테크 회장은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여수는 전남 끝자락 가난한 동네였다. 지금의 여수산단처럼 성장하기까지 외부의 여러 도움이 있었을 것이다. 기업인들이 기부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며 "나 또한 어려운 시절을 겪고 반듯한 회사를 갖기까지 참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 많은 협력사, 진득하게 회사를 지켜준 직원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기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수에 아너 17명이 있다. 전남에서 가입률 1위라지만, 아직 목이 마르다. 새해엔 여수의 많은 기업인이 기부에 동참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의료인의 모범 노블레스 오블리주 '목포'

전남에서 아너 가입률 2위 지역은 목포다. 특히 목포는 명실상부 의료인들의 나눔활동이 활발한 지역이다.

목포 아너 가입자 15명 중 무려 10명이 의료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머지 △전문직 1명 △기업인 1명 △자영업 1명 △주부 1명 △기타 1명이 있다. 특히 신안 아너 2호지만, 목포에서 올바른정형외과를 운영하는 박형원 원장까지 의료계 나눔 인프라 아주 끈끈한 곳이다.

최근에는 박형원 원장의 부인 유기영 씨가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면서 현재까지 목포에서 마지막 아너를 장식하고 있다.

목포에서 의료인 나눔의 물꼬를 튼 사람은 김성훈 목포예치과 원장이다. 김성훈 원장은 지난 2014년 누군가에게 기부 동참에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목포 아너 2호로 가입했다.

그의 바람처럼, 의료인 아너 가입은 김성훈 원장의 가입 이후 물꼬가 트였다. 강철수 한국병원 원장, 박말희 미치과의원 원장, 이승택 중앙병원 원장, 고삼수 한마음 약국 대표, 전호민 성모안과의원 원장, 조세용 미르치과 원장, 하정완 하이치과의원 원장, 조생구 한사랑병원 원장, 이상교 새한노인요양병원 진료원장 총 10명이 아너 가입을 완료하면서 의료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목포 의료인 아너 중 한명인 박형원 올바른정형외과 원장은 "영암, 무안, 신안 지역 환자들이 치료를 받으러 모두 목포로 온다. 목포 의료인들이 이런 점에서 환자들에 느끼는 고마움이 크다"며 "아마 환자들에게 다시 되돌려줄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 아너 가입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인들이 솔선수범 하자는 생각으로 우리 병원에 다른 원장들도 아너 가입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내년에 목포 의료인 아너가 더 탄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 고액기부… 담양, 구례, 영광 등에서 이어져

군 단위에서 기부 기적을 이룬 지역 3곳이 있다. 담양, 영광, 구례다. 각각 11명, 10명, 10명의 아너들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으로 전남 군 단위 아너 가입률 1,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 단위 지역 나주와 광양과 비교하면, 담양·영광·구례의 아너 가입자 수는 압도적이다. 나주는 현재 아너 가입자 1명, 광양은 3명에 그치고 있다.

광양에서 아너소사이어티에 참여하고 있는 우광일 거양엔지니어링 대표는 "아무래도 광양에서 나눔과 봉사에 대해 뜻을 함께할 수 있는 지역민들이 더 많았으면 하는 맘이 있다"며 "특히 국제로타리 3610지구에서 총재를 맡아 코로나 시기 봉사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나눔에 뜻이 있는 지역민들을 많이 만났다. 내년엔 여기서 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12명의 아너를 보유하고 있는 순천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순천에서 처음 아너에 가입한 정우준 정우준치과 원장은 "목포에 의료인 아너들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순천에 의료인 아너가 없다"며 "지역의 의료 취약계층을 위해 순천 의료인들이 결심할 때"라고 말했다.

전남 군 단위 아너 가입률 1위 지역인 담양은 지역 맛집 사장님들이 기부에 나선 곳이다. 담양에서 돼지갈비 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승일식당을 운영하는 김갑례 대표도 수익 일부를 틈틈이 기부하면서 전남 아너 44호에 등극했다. 전남 아너 33호, 64호 김창회·송선희 부부도 담양에서 쌍교숯불갈비를 운영하면서 기부에 동참한 모범 자영업자다.

그런가 하면, 2009년부터 담양에서 익명으로 장학금 명목의 고액기부를 이어온 퇴직 소방관 임홍균 씨가 2015년 전남 아너 26호에 가입하면서 소문만 무성했던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임홍균 씨는 지금도 크고 작은 기부를 실천해오고 있다.

영광에서 아너소사이어티에 참여하고 있는 장동우 서영 대표이사는 "지역에서 영광스러운 아너 가입을 숨기지 않고 대내외적으로 알리다 보니 어느새 기부 바람이 분 것 같다. 덕분에 군 단위에서 어느새 아너 10명이나 탄생했다"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지인들이나 군 관계자들에게 지금도 아너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주춤했던 영광 아너 가입률을 내년엔 기대해 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