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 헌혈이 더욱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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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코로나 시국, 헌혈이 더욱 필요할 때입니다"
광주·전남 혈액 보유량 총 5.1일분 ||적정 단계 이하 … 혈액 수급 비상 ||동절기에 코로나로 헌혈자 급감 ||지난해 목표 달성률 83.1%·86.9%
  • 입력 : 2022. 01.20(목) 15:19
  • 김혜인 기자

지난 13일 오전 11시께 헌혈의집 터미널센터에서 한 시민이 헌혈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거리두기 강화로 지난해부터 시민들의 헌혈 나눔이 크게 줄고 있어 지역내 혈액 수급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광주·전남 혈액보유 현황은 총계 5.1일분으로 △A형 5.7일분, △B형 4.4일분 △O형 4.7일분, △AB형 5.8일분으로 집계됐다. 모든 보유 혈액이 적정 단계(6~9일)에 못미치는 상황으로 혈액 수급이 시급한 실정이다.

헌혈 관계자들은 혈액 수급이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로 동절기라는 계절적 요인과 코로나 시국에서 헌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줄어든 사적모임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난 13일 오전 11시께 방문한 헌혈의집 터미널센터.

헌혈의집 터미널센터는 식당이나 각종 문화공간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임데도 센터 혈액 보유현황은 대다수 2~4일분으로 '주의' 혹은 '경계' 단계에 놓여있었다. 현황은 혈액보유량에 따라 적정(6일~9일)-관심(4일~6일)-주의(3일~4일)-경계(2일~3일)-심각(1일~2일) 수준으로 나뉜다.

이날 센터를 방문해보니 헌혈자 1명과 문진을 받고 있는 대기자 1명이 전부였다.

헌혈자 김모(31) 씨는 "종종 헌혈을 하러 오는데 코로나19 전 까지만 해도 오랫동안 대기하며 헌혈을 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로 사람이 확 줄어들면서 분위기가 한산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오전 11시께 방문한 헌혈의집 터미널센터에서 한 시민이 헌혈 전 문진을 받고있다.

이미정 헌혈의집 터미널센터장은 "헌혈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생들이 주로 터미널에서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는 등의 모임을 가지면서 헌혈의집을 찾는다"며 "그런데 지난 2년간 사적모임 인원이 제한되고 방역이 강화되면서 모임을 자제하다 보니 학생들의 발길이 줄어든 것이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터미널은 특히 버스 배차량이 많을수록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데 이번에 배차량이 줄어들고 배차간격도 길어져서 터미널 자체를 찾는 사람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탓인지 지난해 광주·전남 헌혈 목표 달성률도 80%대에 그쳤다.

지난 2021년 광주시 헌혈자 목표 수는 12만7000명이었으나 실제 헌혈자는 10만5513명으로 달성률 83.1%에 불과했다. 전남 역시 9만2100명을 목표했으나 실제 8만76명이 참여해 달성률 86.9%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의 혈액보관소가 텅 비어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자 및 완치자가 늘고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헌혈 가능 여부에 대한 홍보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 판정을 받은 날로부터 4주가 지나면 헌혈이 가능하고 백신 접종자는 최종 접종일로부터 7일 후면 헌혈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홍보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해 백신 접종을 맞은 사람들의 경우 헌혈을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상당했다.

헌혈자 석모(41) 씨는 "백신을 맞고도 헌혈을 할 수 있는지 잘 몰랐다"며 "왠지 수급인한테 영향이 갈 것 같아 헌혈을 피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헌혈자의 발길은 뚝 끊겼다.

정예린(32) 씨는 "과거엔 종종 헌혈을 했는데, 코로나 발생 이후로는 가본 적이 없다"면서 "솔직히 코로나 감염으로 불안해 집하고 회사만 오가는데, 굳이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헌혈의집을 가야 할 필요 있을까 싶어 가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코로나19 기간 모든 헌혈의집은 철저한 방역과 안전한 헌혈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헌혈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관계자 역시 "코로나19 재확산과 동절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겹쳐 혈액수급의 가장 큰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적십자사는 헌혈 장소에 칸막이 설치, 주기적인 소독과 환기를 지속하고 있다. 헌혈 시 코로나19 감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김혜인 기자 kh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