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백기영> 인재(人災) 화정동 참사와 하인리히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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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백기영> 인재(人災) 화정동 참사와 하인리히 법칙
백기영 숲사랑물사랑환경대학 대표
  • 입력 : 2022. 01.23(일) 14:29
  • 편집에디터


 광주 화정동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 사고를 놓고 시민들과 유가족들은 인재(人災) 앞에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한 번의 대형 사고에는 300번의 미미한 징조와 29번의 사소한 사고가 사전에 반드시 경고를 한다'는 안전사고 예방수칙 하인리히 법칙의 명쾌한 교훈이 무시된 안타까운 인재 사고다.

 미미한 징조, 사소한 사고, 그때마다 복기하면서 꼼꼼히 살펴야 했는데 그리 하지 못했다. 그러한 교훈적 대형 사고 사례가 많았는데도 말이다. 멀리는 502명의 사망자, 6명 실종자, 937명의 부상자를 낸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다. 지나가는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의 희생자를 낸 2021년 광주 학동 건물 붕괴 참사, 아직도 사고 수습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러한 뼈아픈 교훈에서도 깨닫지 못하고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는 우리 사회의 통한의 민낯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번 화정동 참사는 10일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5인의 실종자들 생사도 모른 채 안타까운 시간만 흘러가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사고 현장에 상주하면서 실종자 구조와 복구 현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시장은 실종자 구조와 복구에 고도의 전문성과 첨단장비가 요구되는 전례 없는 고난도 사고 수습을 위해서 정부주도의 사고대책본부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완공돼 입주후 붕괴됐다면 얼마나 더 끔찍했을까.

 세계 경제대국에 진입했다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후진국형 건설 참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며 계속 반복되는 이런 참사를 언제까지 지켜봐야하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亡牛改牢)'는 옛 말은 한 가정의 살림 밑천인 소를 잃었으면 끝장인데, 뭘 또 외양간 고치는 헛수고를 하느냐는 비아냥으로 읽히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적 의미는 허술한 외양간을 그대로 두면 훗날 더 큰 소를 잃을 수도 있으니 완벽하게 보수해야 한다는 유비무환의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그 와중에서도 사고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 구조와 동시에 구조 대원들의 안전을 함께 주문하고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입주예정자들과 주변 상인들의 처지를 걱정한다. 주변 상인들은 실종자 구조가 우선돼야 한다며 구조 활동에 관심을 집중한다. 사고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빵과 우유 상자를 들고 사고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 주변 상인들, 자원봉사 및 구조대원들을 위로·격려 한다.

 이 참에 국가 재난차원의 행정적, 입법적, 사법적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권, 기업의 기업정신, 전 국민의 관심과 역량을 총동원해 다시는 이러한 인재가 반복되지 않게 외양간을 단단히 고치는 마지막 계기로 삼아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