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창·최영태> 미래교육, 범위를 넓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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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창·최영태> 미래교육, 범위를 넓게 보자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역사학
  • 입력 : 2022. 01.23(일) 14:28
  • 편집에디터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빈번해지자 인터넷망과 컴퓨터의 보급, 영상 콘텐츠의 중요성이 새삼 주목받았다.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교에서는 AI튜터 제도 등을 통한 맞춤형 교육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인간의 삶이 지금보다 훨씬 편리해질 것 같다.

부정적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완커그룹'은 '올해의 최우수 신인 사원상'으로 가상인간(Virtual Human)을 선정했다고 한다. AI가 본격적으로 인간의 경쟁자가 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우리나라 LG경제연구원은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노동시장 일자리의 43%가 AI에 의한 자동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당연히 학교와 학생들은 이런 미래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학교는 원격교육에 충실하거나 대면수업을 보완하기 위해 인터넷망 구축, 컴퓨터나 디지털 기기의 보급, 그리고 콘텐츠 개발에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사들에게 AI 시대에 대비한 재교육 과정을 확대하고 다양화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미래학에 대한 독서를 많이 하도록 권고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는 2021년 11월에 발표한 '2022 개정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 발표'에서 정보통신소양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보교육은 컴퓨터·소프트웨어·인공지능 관련 교육을 통칭하는 것으로 향후 인공지능·메타버스 시대에 필요한 교육이다. 앞으로는 온라인 수업 외에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체험, 실습 등을 폭넓게 반영할 예정이다.

AI 시대에 우리는 한편으로는 AI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AI와 경쟁하며 생활하게 된다. 학교에서의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영어나 수학 분야는 이제 인공지능이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다. 학생들의 진로교육은 감성 분야 등 인간이 비교우위를 유지할 분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두도록 할 필요가 있다. AI 튜터제도를 통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받게 하고 이를 통해 학력 저하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미래교육은 이렇게 눈에 보이는 영역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시공간을 초월하여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시하는 게 문해력이다. 요즘엔 디지털 리터러시 (digital literacy)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이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것처럼 '디지털 정보 체계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한다. 우리는 정보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무엇보다 가짜뉴스, 선정적 뉴스가 너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가려서 읽는 능력이다. 당연히 비판적 사고와 종합적 사유능력이 요구된다.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여 보고 듣고 판단하는 능력까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인간의 평균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지만, 지식과 기술의 수명 주기는 짧아져만 간다. 이런 여건에서는 전공 지식이나 기술은 짧은 시간에 무용지물이 되거나 새로운 지식과 기술에 밀려날 수도 있다. 이제는 한두 가지 전공 지식을 갖고 평생 우려먹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그런 만큼 우리의 교육 제도와 과정도 학생들의 전공이나 지식 분야를 다양화하고 졸업 후에도 평생 학습을 계속할 수 있도록 개편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에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대부분의 지식이 저장되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미래 교육에서는 단순 암기 지식이 아니라 종합적 사유능력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학생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키워 줄 교육을 해야 한다. 이런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변화된 상황에 잘 적응하고 자기 주도적 삶의 자세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그런 게 미래교육이다.

미래교육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 교육이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이 평가제도의 개선이다.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처럼 단답식이나 오지선다형 평가, 상대평가 제도가 중심이 되는 국가는 거의 없다. '시험이 수업을 결정한다'라는 말이 있다. 종합적 사유능력과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을 위해서는 평가방식에 대혁신이 필요하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