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세이·최성주> 경제대국 대한민국, 남극과 북극에 더 많은 관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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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세이·최성주> 경제대국 대한민국, 남극과 북극에 더 많은 관심 필요
최성주 고려대학교 특임교수·전 주 폴란드 대사||50) 글로벌에세이- 지구의 끝, 남극과 북극
  • 입력 : 2022. 02.21(월) 12:46
  • 편집에디터
최성주 고려대학교 특임교수·전 주 폴란드 대사
지구는 5개의 대양과 7개의 대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남극과 북극 지역은 혹독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인간이 정주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기후변화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극지방의 빙하가 급속히 녹아 없어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등 인류의 생활공간은 물론, 생존자체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태평양과 카리브 지역 및 저지대에 위치한 국가들의 실존적(實存的) 불안과 공포가 커지는 이유다. 기후변화대응 측면뿐만 아니라 국제통상과 안보전략 차원에서도 남극과 북극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고 있다.



남극은 흔히 '제7의 대륙', 또는 '미지의 대륙'으로 불린다. 1959년 12월에 채택되어 1961년 6월에 발효된 남극조약의 적용 대상은 남위 60도 이남 지역으로 규정되어 있다. 남극대륙의 면적은 한반도의 약 60배(1350만 ㎢)로 지구 전체 육지 면적의 약 10%에 달할 정도다. 남극 전체표면의 약 98%는 평균 두께 1600m의 만년빙으로 덮여 있고 지구 담수의 약 90%가 이곳에 얼음 형태로 보존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남극의 만년빙이 모두 녹는다면 지구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류에게 파멸적인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바다로 둘러싸인 대륙인 남극지역에서는 바람이 거세게 불고 계절별로 기온차가 심하여 내륙의 고원지대는 겨울철에 영하 70도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남극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남극조약에 의해 동결된 상태다. '남극조약 체제'는 남극조약을 중심으로 해양 및 광물, 환경 등 각 분야별로 체결된 국제협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남극조약은 동서냉전 기간에 최초로 체결된 군비통제 법규범이다. 현재 남극조약에는 한국을 포함, 54개 국가들이 가입되어 있다. 남극에는 한국을 비롯한 29개국이 기지를 설치하여 연구조사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1953년 쥬바니 과학기지를 남극에 최초로 설치하였다. 우리는 1988년 세종 과학기지를 건설한 데 이어 2014년에는 장보고 과학기지를 설치하여 운영 중이다.



북극이란 통상적으로 북위 66.33도 이북 지역, 또는 영구 동토층의 한계선을 지칭하는데, 그 면적은 약 2100만㎢로 지표면 약 6%를 차지한다. 북극해는 북미 및 유라시아 대륙으로 둘러싸인 해양을 의미한다. 세계 5대양 중 하나로서 그 면적은 1400만㎢(지중해의 약 4배)이고 평균 수심은 1200m이며 최대 수심은 5400m이다. 세계 미발견 석유의 13%와 천연가스 30%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극해와 북태평양 등 인근 어장의 연간 어획고는 전 세계의 40%이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북극의 빙하도 급감하고 있다. 금세기 내에 북극권의 빙하가 사라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제시되는데 이는 북극에 새로운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을 의미다. 최근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5600㎞에 달하는 북극항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제적 이익은 물론, 전략안보적 측면에서도 북극은 러시아의 장래에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현재 북극에는 한국을 포함 10개국의 과학기지가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에 다산 과학기지를 설치하였다. 한국은 2013년 5월 북극이사회에 옵저버로 가입한 이래 북극이사회 고위관리회의와 각료회의 등에 참가하고 있다. 작년 11월 북극이사회 설립 25주년을 계기로 '지속가능한 북극포럼'을 서울에서 개최하였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쇄빙선인 아라온(Araon)호를 운영 중이다. 아라온호는 남극과 북극을 오가면서 과학적 연구는 물론, 현장구조 활동도 수행하고 있다.



남극과 북극의 지속적인 대규모 해빙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물증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07년 1월 취임 직후부터 남극과 북극을 5차례나 방문하는 등 전 세계를 향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전파한바 있다. 그의 꾸준한 노력은 2015년 12월 파리기후변화협약 채택으로 결실을 보게 된다. 본질적으로 남극 대륙보다 북극해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이다. 북극해의 해빙은 구리 등 광물자원의 개발 가능성을 높인다. 한편으로는, 해빙으로 오랜 세월 만년빙 속에 갇혀있던 미지의 바이러스들이 기지개를 켜게 될 것이다. 장차 인류의 보건이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북극의 접근성 제고는 경제적, 군사적 함의를 갖는다. 북극해가 물품의 수송은 물론, 잠수함 등 해군력의 이동 통로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류 측면에서 수에즈 운하보다 북극항로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적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이 남극과 북극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