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세이·최성주> 외교관 기본 책무는 국익 수호… 공관장 솔선수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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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세이·최성주> 외교관 기본 책무는 국익 수호… 공관장 솔선수범해야
최성주 고려대학교 특임교수·전 주 폴란드 대사||56) 외교관의 세계, 인화의 중요성
  • 입력 : 2022. 05.16(월) 13:10
  • 편집에디터
최성주 특임교수
외교관은 일반공무원과 달리 해외에서 주로 근무한다. 외교관의 호칭(대외직명)은 두 개의 국제법규범, 즉 '1961년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과 '1963년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의거하여 부여된다. 실무외교관의 경우 서기관이라 칭하고 대개 참사관은 중견 직원이다. 공사와 대사는 고위직 외교관을 지칭한다. 담당업무에 따라 외교직과 영사행정직으로 대별된다. 일반국민들이 외교관의 복잡한 대외직명 체계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외교관의 꽃은 바로 '대사(Ambassador)'다. 대사의 정식 명칭은 특명전권대사인데 국가원수의 특명으로 전권을 위임받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는 '대사'라고만 불린다. 원칙적으로 대사는 직업외교관 중에서 임명된다. 임명권자인 국가원수는 필요할 경우 특임공관장을 임명할 수 있다. 직업외교관이 대사로 임명되기까지는 통상적으로 25년 이상의 근무경력을 요한다. 필자도 외교부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29년 만에 알제리 주재 대사로 임명된바 있다. 대사 밑으로는 공사, 공사참사관, 참사관, 1등 서기관, 2등 서기관과 같은 다양한 대외직명이 존재한다. 대외직명은 해외근무 시의 호칭이므로 국내의 직급체계와는 상이하다. 외교관의 국내직급은 일반 공무원들의 직급체계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대사의 경우 국내직급으로는 장차관급부터, 1, 2급(관리관·이사관)까지 망라된다. 다수 주한 외국 대사관은 그들의 차석을 '부(副)대사'라고 칭하는데 비엔나 협약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은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대사관과 총영사관의 차이는 무엇일까. 근본적인 차이점은 대사관의 경우 한 나라의 수도에만 소재하는 반면 총영사관은 경제이익이나 동포보호를 위해 복수로 운영이 가능하다. 대사관은 해당 국가의 면적이나 위상과 무관하게 1군데 즉 한 나라의 수도에만 위치한다. 재외동포가 많이 거주하거나 기업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등 우리와의 실질협력 관계가 긴밀한 국가들에는 복수의 총영사관을 운영한다. 복수의 총영사관이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이다. 뉴욕 및 로스앤젤레스, 오사카, 상하이, 상트페테스부르크 주재 총영사관이 이에 해당된다. 대사관과 총영사관 간 외교특권면제를 부여하는 정도에 일정한 차이가 있다. 총영사관은 대사관과는 달리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의 규율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같은 외교관이 대사관뿐 아니라 총영사관에서 근무하기도 한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우리 기업인들과 동포들로서는 자신들의 민원을 주로 챙겨주는 영사담당 직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해외동포들은 영사가 대사 다음으로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총영사관 근무 직원의 대외직명은 총영사, 부총영사, 영사, 부영사로 구성된다. 대사와 총영사는 고위직 외교관으로서 재외공관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외교관의 중요한 책무는 우리의 안보이익과 경제이익, 재외동포보호 관련 업무의 충실한 수행이다. 대사(大使)의 한자 풀이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큰 심부름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외교관의 기본 책무는 국익을 수호하는 것임을 늘 유념해야 한다. 공직자로서 바르게 처신해야 함은 물론이다. 해외에서 한국을 대표하므로 일거수일투족이 그대로 한국의 이미지와 직결된다. 외교관은 비엔나 협약 제42조에 의거하여, 개인적 영리 활동에 종사해서는 안 된다. 외교관들도 승진이나 보직을 위해 동료 간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곤 한다. 외교관은 국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달리 2-3년 단위로 해외에서 근무해야 하므로 국내 못지않게 해외 근무지도 중요하다. 해외근무 대상국을 놓고도 동료들과 경쟁을 벌이기 십상이다. 생활 여건이 양호한 선진국 근무를 선호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오지나 험지에서 근무한 직원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들을 선진국 공관에 보내기도 한다. 규모가 작은 공관일수록 평소 직원 간의 인간관계가 업무 수행에 직접 영향을 주기 십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160개가 넘는 대사관과 총영사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중소규모의 공관이다. 해외공관에서는 통상적으로 대외직명에 따른 수직적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직원들과의 인화(人和)와 단합을 도모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누구보다도 공관장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외교활동 수행을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국내 정부 기관에 비해 공간이 제한적인 재외공관에서 인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