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 경선 관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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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광주시장 경선 관전평
  • 입력 : 2022. 04.28(목) 17:46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지난 23일~26일 나흘 동안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안심번호 일반시민 선거인단 ARS 50%, 권리당원 ARS 투표 50%)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57.14%의 득표율로 42.86%를 얻은 이용섭 현 광주시장을 누르고 당 후보로 선출됐다.4년만의 '리턴매치'인데다 막판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했던터라 지역민의 시선이 쏠렸다. 시민들 사이에 양 후보의 승패 요인을 놓고 관전평이 나돌고 있다. 광주 시민들이 안정보다는 변화를 선택했다는 총평이다. 이 시장의 패배 요인은 뭘까. 재임 4년동안 광주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역량을 보여주는데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 여겨진다.그는 국세청장, 행자부장관, 건설교통부장관, 국회의원 재선 등 역대 광주시장으로서는 전무후무할 수 있는 화려한 스펙을 지녔다. 여기에다 세 번 도전끝에 광주시장이 됐으니 그에게 거는 시민의 기대감 또한 클 수밖에 없었다.4년전 이·강 두 후보간 경선 첫대결에서 이 후보가 과반이 넘는 52.94%의 득표율로 32.22%를 얻은 강 후보를 가볍게 따돌린 것도 이런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였다. 이 시장은 재임기간에 광주형 상생일자리를 완성했고 인공 지능 선도 도시 육성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선점하는 등의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광주군공항 이전과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의 지지 부진, 민간공원 특례사업 잡음 등으로 인해 점수를 잃었다. 큰 물에서 키운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한 이 시장이기에 난제를 쾌도난마식으로 해결해 줄 것이란 기대감이 되레 실망감으로 바뀌었다고 본다. 시정은 시민(단체 포함)과 지자체, 이해당사자간 입장차로 갈등이 초래돼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지역 현안을 추진하면서 공공성과 시민 여론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치우칠 경우 추진력과 속도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강성 지지자와 수혜자 아닌 보통시민들은 시장의 잘한 일보다는 잘 못한 일을 기억하고 더 크게 보는 속성이 있다. 광주시민이 생각하는 광주시장이라는 자리는 4년이란 제한된 기간에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을만한, 시장 이름을 붙일만한 선 굵은 실적을 요구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실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실행 능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열악한 산업 생태계를 개선하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이 필요한 지역 특성 때문이다. 강기정 후보는 링 위에 오른 이 시장의 부족한 점을 파고들어 공천장을 거머쥐었다고 볼 수 있다. 강 후보는 광주시장 도전 실패후 4년간 절치 부심, 시민과 꾸준히 소통하고 이들의 기대를 반영한 정책을 마련해 민심과 당심을 얻는데 성공했다. 그가 경선과정에서 정무적 리더십을 강조했고 '당당하고 빠르고, 광주가 달라진다'는 선거 슬로건을 내건 것만 봐도 경쟁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안 셈이다. 이번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광주시민들이 시정의 역동성과 철저하게 준비된 시장을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제는 광주시장이 갖춰야 할 자격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이 마련된 것같아 앞으로 더 나은 광주시장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가져본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