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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
노병하 사회부장
  • 입력 : 2022. 05.01(일) 16:32
  • 노병하 기자

노병하 부장

최근 쉬는 날(평일에는 도저히 시간이 안 나서) 광주시교육감 후보들을 만나 던지고 싶은 질문을 편하게 한 적이 몇 번 있다. 딱딱한 인터뷰 자리가 아닌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 또 언론의 입장에서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 위주로 진행을 했다.

만난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현행 공교육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모두들 성적 하락 등의 문제를 넘어서서 '학교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답변했다.

한 후보는 '상위권' 학생과 '하위권' 학생들이 각기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면서 '어느 누구도 놓치지 않는 교육'을 이야기했고 이에 따른 방법론도 펼쳤다.

어떤 후보는 학교는 '잘 가르치고 잘 배우게 하는 것'과 '올바른 품성을 함양'하는 투 트랙을 이야기했다.

후보들과의 대화는 생각보다 즐거웠고, 그들이 바쁘지만 않았다면 몇시간이고 이야기할 만한 가치도 있었다. (다른 후보들도 곧 만나볼 요량이다)

특히 가장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는 어떤 후보에게선 살짝 감동을 받기도 했다.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대한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보통 이 질문에 통상적인 답은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다'거나 '광주시와 대학, 지역 기업들과 다갘이 노력하도록 조율하겠다' 등이다.

그런데 한 후보는 달랐다. 눈빛을 빛내면서 "학령인구 감소는 광주 교육의 기회"라고 말했다. 교사 한 명이 가르치는 학생수를 줄여 수업의 질을 올리고, 인격과 품성 형성을 위한 교사들을 추가로 배치하는 것. 이것이 그의 답이었다.

즉, 아이들이 줄고 교사가 많아지면 되려 아이들에게 고품격의 교육을 가르칠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후보는 이어 "지금 현재 교사들이 발령을 못 받아 대기하는 시간이 길다. 가르치는 수를 더 줄이고 교사를 늘려야 한다. 이제야 말로 학교가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지만, 사실 듣는 순간에 약간의 감동을 받았다.

얼마나 멋진 이야기인가. 콩나물 시루떡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은 필자로서는 상상만 해도 두근거리는 발상이었다.

교육감은 곧 그 지역의 교육 철학과도 연결된다. 우리 지역의 교육의 색을 칠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광주시장은 '우리의 현재'를 다루지만 광주시교육감은 '우리의 미래'를 만든다.

그러니 여기까지 읽었다면 지금 당장 우리 지역 교육감 후보가 누군인지, 어떤 공약을 내걸었는지 찾아보시라.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그 정도 쯤은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노병하 기자 bh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