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종주국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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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김치 종주국 지키기
  • 입력 : 2022. 05.05(목) 17:02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미국 프로야구 (MLB) 팀에 '김치'팀이 깜짝 등장했다. 마이너리그 더블A 팀인 몽고메리 비스킷츠 구단 소속 선수들이 지난달 29일 (현지 시간) 상의 전면(주로 팀명 표기)엔 큼지막한 한글 '김치'가 쓰여졌고 백넘버와 어깨쪽엔 배추 모양의 김치 캐릭터 그림이 장식된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쳤다.이 팀은 한국선수 최지만 소속팀인 MLB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팀으로, 앨라배마주 주도인 몽고메리시를 연고지로 한다.이 곳은 2005년 현대차 앨라배마 제조법인 진출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지역이다. '김치 유니폼' 경기는 비영리단체 'A-KEEP'과 구단이 손잡고 개최한 '한국 문화유산의 밤' 행사의 일환이다.이 구단 홈페이지에는 "남부에서는 비스킷츠가 주식인 것처럼, 한국에서는 김치가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라고 소개돼 있다.지난해에 이어 2년째인 김치 유니폼 경기는 이 구단에겐 스포츠 마케팅 일환이다. 하지만 한국에게는 김치 종주국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중국에서 영향력이 큰 언론사와 포털사이트가 '김치가 중국의 문화유산이며 김치의 기원이 중국'이라며 종주국임을 주장하고 내용의 글을 올려 한국인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2020년 11월 29일 중국의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중국의 절임채소인 파오차이(泡菜)'의 국제표준화기구(ISO) 산업표준 제정 소식을 전하면서 마치 파오차이가 김치산업의 국제표준이 된 것처럼 제목을 뽑았다. 파오차이는 소금과 향신료를 넣고 끓였다 식힌 물에 각종 채소를 넣은 단순 절임 식품으로,재료와 제조법이 김치와는 전혀 다른데도 '한국 김치도 파오차이에 해당하므로 이젠 중국이 김치산업의 세계 표준'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김치 종주국이란 한국의 위상이 아직은 확고부동한 위치가 아님을 방증해주고 있는 사례다.2001년 제24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김치가 국제식품규격으로 인정받고 '김치(Kimchi)'라는 이름으로 국제규격을 정하면서 한국은 김치 종주국으로 인정받았다. 또 한국 김장 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되기도 했다. 미국 프로야구팀의 김치 유니폼 경기와 관련해 세계김치연구소가 해야 할 일이 있어 보인다. 2010년 광주에 설립된 세계김치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김치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은 물론 국내 김치산업 경쟁력 제고와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연구· 학술 활동도 중요하지만 김치 종주국으로서 홍보 역시 이에 못지 않는 활동임에 틀림없다. 김치 유니폼 경기 내용도 소중한 홍보 자료라 여겨진다. 미국 김치 야구팀은 오는 7월 8일에도 두번째 경기를 펼친다하니 유니폼도 구입하고 경기내용을 담은 동영상 자료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세계김치연구소 홍보관에서 비치할 수 있고 광주 김치축제때 기념품으로 제작해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치 종주국' 한국 위상 확립은 중국 김치 왜곡을 바로잡는 활동을 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정부, 지자체, 연구기관, 국민 모두가 우리 김치를 한국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음식문화의 상징으로 여기고 지켜나갈 때 가능할 것이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