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취제·비료·난방연료… 커피 찌꺼기의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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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탈취제·비료·난방연료… 커피 찌꺼기의 '대변신'
환경부 3월부터 규제 완화 ||노인일자리·우드팰릿 생산 ||“대형 카페부터 수거 해야”
  • 입력 : 2022. 05.09(월) 10:16
  • 조진용 기자

커피 찌꺼기 규제가 완화되면서 광주에서는 총 100명의 어르신들이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탈취제를 만들고 있다.

무작정 버려지기만 했던 커피 찌꺼기가 새로운 자원 재활용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커피 찌꺼기에 대한 폐기물 규제가 완화되면서 누구나 손쉽게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화 할 수 있게돼서다.

광주시에서는 100명의 어르신들이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탈취제를 만들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커피 찌꺼기를 우드팰릿(난방연료)으로 재활용시킬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커피 찌꺼기 재활용 다각화를 위해 추가 규제들을 재차 점검하고 대형 카페부터 자체적으로 재활용화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커피찌꺼기 재활용 수월해지네

환경부가 지난 3월부터 커피 찌꺼기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하고 폐기물 규제를 완화했다. 이제부터는 누구나 자유롭게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할 수 있게됐다.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만들 때 발생되는 커피 찌꺼기. 커피를 내릴 때 원두의 0.2%만 사용되고 나머지 99.8%는 쓰레기가 된다.

장기적인 코로나19로 커피 테이크아웃이 늘면서 커피 찌꺼기 발생량도 덩달아 증가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커피 찌꺼기 연간 발생량이 2012년 9만3397톤에서 2019년 14만 9038톤으로 1.6배 가까이 증가했다.

광주에 등록된 카페는 총 4665개로 가게 한 곳에서 하루 2㎏의 커피 찌꺼기를 버린다고 가정할 때 매일 9톤이 넘는 커피 찌꺼기가 버려지는 셈이다.

배출되는 커피 찌꺼기는 생활폐기물로 취급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돼 소각·매립 처리돼 왔다. 커피 찌꺼기 1톤을 소각하게 되면 338㎏의 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하지 못하고 버려진데는 커피 찌꺼기를 별도로 허가받거나 신고한 업체만이 수거·처리할 수 있는 폐기물 관리법상의 규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커피 찌꺼기 재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순환자원으로 인정하고 폐기물 규제를 완화했다.

규제 완화로 연간 생산 실적만 확인하고 불필요한 허가, 신청 없이도 퇴비, 건축자재, 플라스틱, 제품 등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됐다.

환경부는 커피 찌꺼기가 재활용되면 연간 최대 5만톤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자체·공공기관 커피찌거기 재활용 시동

커피 찌꺼기 재활용이 가능해지자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광주 5개 구 별 20명씩 시니어클럽에 소속된 총 100명의 어르신들이 커피찌꺼기를 수거해 탈취제로 재활용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3월부터 커피 찌거기를 활용해 노인일자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5개 구(동구·서구·남구·북구·광산구)별 20명씩 시니어클럽(노인일자리 전담기관)에 소속된 총 100명의 어르신들이 협약된 카페로부터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 탈취재로 재활용하고 있다.

시니어클럽에 커피 찌꺼기 제공 협약을 맺은 카페는 총 10곳으로 △동구 3곳(얼스커피·청자다방·에솔루지) △서구 2곳(노인일자리 카페·개인 카페) △남구 1곳(벌크 카페 백운점) △북구 2곳(엔젤리너스 동림 DT점· 컴포즈 커피 경신 사거리점) △광산구 2곳(크리스피도넛 첨단점·스타벅스 산정점) 등이다.

5개 구 시니어클럽에서는 하루 평균 1110여개( 동구 190개·서구 240개· 남구 140개· 북구 160개· 광산구 380개)의 탈취제가 생산되고 있다. 탈취제는 각 행정복지센터에 배포돼 시민과 취약계층에 무상 공급되고 있다.

광주시는 카페에서 나오는 커피 찌꺼기 외 시민 동참을 위해 29곳(동구 6곳·서구 5곳·남구 5곳· 북구 3곳· 광산구 10곳)의 CU편의점에 배출 거점(수거함)을 5월 말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5개 구 시니어클럽에서는 하루 평균 1110여개의 탈취제가 생산되고 있으며 각 행정복지센터에 배포돼 지역 시민과 취약계층에 무상 공급되고 있다.

전은옥 광주시 고령사회정책과장은 "기후변화 위기시대 탄소 저감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를 발굴해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어르신들의 자긍심 고취와 일자리 창출로 사회적 가치 실현에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주 혁신도시에 자리한 전력거래소(나주시 빛가람로 625)도 커피찌꺼기 재활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인근 17개 공공기관(미래 에코에너지·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과 협약을 맺고 커피 찌꺼기 10톤을 수거해 만든 비료 5000포대를 관내 농가에 시범적으로 무상 공급한 바 있다.

올해는 커피 찌꺼기를 15톤 수거할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배출 참여기관을 확대 (17곳→25곳)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커피전문점에서 나오는 커피 찌꺼기도 추가 수거할 예정이다. 가정용 난방연료인 우드팰릿으로도 재활용 시켜 볼 계획이다.

채영진 전력거래소 기획처장은 "환경 비용의 발생 원인 중 하나였던 커피 찌꺼기 재활용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 문제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커피 찌꺼기 재활용화 사업을 할 예정"이라며 "전력에너지를 거래하는 본업에 걸맞게 커피 찌꺼기가 발전연료까지 상용화 가능하도록 방안들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커피찌꺼기 재활용 유통체계 강화를

환경전문가들은 커피 찌꺼기 재활용 유통 체계 확대 구축과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커피 찌꺼기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노인일자리 사업을 통한 수거 방식 외 대형 카페의 경우 커피 찌꺼기를 자체 수거해 재활용까지 이뤄지는 시스템을 마련해 기획상품(방향제·화분·비누 등)을 생산함으로써 커피 찌꺼기도 재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커피 찌꺼기를 연료분야에 까지 활성화 되도록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완화된 규정에는 커피 찌꺼기가 연료로 사용되는 경우 가정용 목재펠릿으로만 가능하게 돼 있다"며 "커피찌꺼기는 사료, 목재제품, 활성탄·흑연 관련 원료로도 사용 되기 때문에 공업(상업) 분야 발전 연료까지 순환자원이 수월해지도록 규제를 재차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 조진용 기자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