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재영> 6·1 지방선거와 혁신도시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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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장재영> 6·1 지방선거와 혁신도시의 선택
장재영 전국혁신도시노동조합협의회 의장
  • 입력 : 2022. 05.15(일) 14:26
  • 편집에디터
장재영 의장
6·1 지방 선거를 앞두고 빛가람 혁신도시의 선거 열기가 뜨겁다. 혁신도시가 독립 선거구가 된 영향이 크다. 이번 선거는 이전 기관의 관심이 높다. 지난 선거는 이전 기관 종사자 한 명이 선거에 입후보했으나 이번 선거에는 배우자 포함 4명이 뛰어 들었다. 혁신도시에서 상징성이 높은 이전 기관 노조 위원장 출신도 시의원과 도의원 선거에 각각 출마했다. 혁신도시에 보수 정당 후보가 처음 출마한 것도 관심 포인트다. 귀추가 주목된다.



혁신도시 선거 열기가 뜨거운 데는 그 동안 지역정치가 혁신도시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혁신도시 최대 현안은 쓰레기 연료(SRF) 문제다. 광전노협 조합원의 90% 이상이 반대하고 지역민의 절반이 나주의 최대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슈다. 지난 선거에서 쓰레기 연료저지를 공약으로 내놓고도 가동에 찬성인 지역 정치인까지 있다. 시민의 원성을 살 수밖에 없는 행태다. 그렇다고 정치인들이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낸 것도 아니다. 보수 정당 후보 당선을 예측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전 기관 종사자들 불만은 클 수밖에 없다. 수도권에서 내려와 버림받은 자식 취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정치인들은 혁신도시를 조성해 수도권에서 잘 살고 있던 직원과 가족을 내려오게 했다. 지역 정치인들은 불편한 기반 시설은 방치하면서도 자신들의 치적을 위해 이전 기관 종사자에는 지역을 위한 기여와 봉사를 요구하고 있다. 원도심이 공동화 되고 혁신도시 지역 상권이 죽고 상가의 공실률이 높은 것도 이전기관 탓을 한다. 구내식당에서는 지역 농산물을 구매하는 대신 식사는 상가에서 할 것을 요구하는 이율배반적 행태도 서슴없다. 지역 정치인은 그것을 상생과 협력이라고 한다. 이전 기관 종사자들과 그 가족은 이런 정치인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할까. 시민을 위하지 않는 정치의 결과는 시민들로부터 외면뿐이지 않을까. 지역 정치인의 혁신도시에 대한 외면과 기회주의적 이용이 이전 기관 종사자와 그 가족들을 선거전으로 이끌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얼마 전 광전노협은 선거에 맞춰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 사항을 조사했다. 조합원들은 쓰레기 연료(SRF) 및 악취 문제, 교육 여건, 복합쇼핑몰 등의 유치도 요구했지만 다수는 교통문제 해소였다. 시내버스 배차 간격 조정, 공영 주차장 확보, 고속버스 노선 신설 및 고속철 운행 확대 등이 그것. 이전 기관의 출장 수요와 주말 상경 등 이전 기관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다. 기존 정치인이 주목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정치인과 이전 기관 종사자 간 인식의 괴리는 그만큼 지역 정치인이 이전기관 종사자들과 함께 호흡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혁신도시는 지역의 다른 선거구와 달리 소속 정당, 출생지, 출신 학교 등 후보의 배경과 연줄에 영향을 적게 받는 특성이 있다. 혁신도시는 수도권에서 이주한 이전기관 종사자와 다른 지역 출신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낮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혁신도시를 대표하지 않는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대표성 부족은 시민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한계를 내포한다. 이전 기관 종사자들은 지난 4년간 이것을 목도해 왔다. '선거는 있으나 정치는 없는 곳'이 지금의 혁신도시다. 특정정당 간판만 달면 누구나 당선된다는 냉소주의와 대안 세력의 미약함이 그 동안 이전기관 종사자를 선거에 무관심하게 만들었다. 혁신도시 투표율이 낮은 원인이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닐까.



혁신도시는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선택할까. 어느 때보다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은 선거다. 이번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원론적으로 보면 혁신도시 선거는 혁신도시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당선돼야 한다. 선거에 나온 후보가 시민에 대한 예의가 있다면 최소한 쓰레기 연료 문제와 같은 지역 최대 현안에 대한 성의 있는 해결 방안은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이번 혁신도시 선거에서는 보수든 진보든 무소속이든 오로지 천심인 민심의 요구를 헤아리고 혁신도시에서 내 삶을 바꾸는 후보가 선택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