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균팩 재활용, 해외 선진지 벤치마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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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멸균팩 재활용, 해외 선진지 벤치마킹을
조진용 전남취재부 기자
  • 입력 : 2022. 05.22(일) 14:25
  • 조진용 기자
조진용 전남취재부 기자
종이류가 재생 가능한 나무를 사용하기 때문에 재활용이 잘 돼 '친환경'일 것으로 생각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금속, 유리, 플라스틱, 스티로품 중 재활용이 가장 안되는 품목이 바로 종이팩이다. 종이팩 재활용률은 2013년 35%에서 2020년 역대 최저치인 15.8%로를 기록했다. 타 분리배출 품목인 금속 캔과 페트병의 재활용률은 80% 수준이다.

환경부는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여보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은 종이팩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헹군 뒤 건조 후 종이팩 분리배출함에 배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배출함이 없을 시 다른 폐지류와 뒤섞이지 않도록 끈 등으로 묶어 종이류 수거함에 배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취재 과정(본보 2022년 4월26일자 8면)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모습들이 발견됐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종이팩 재활용률을 올리기 위해 나서는 곳도 있었다.

시민대표자에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뾰족한 수 가 있는지 물었다.

양정훈 북구 운암동 벽산블루밍 아파트 1단지 마을 여성회장은 "독일에 이어 세계 2위 분리배출률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이 유독 종이팩 재활용률만은 전 세계 평균보다 낮다. 2018년 기준 유럽의 종이팩 재활용률은 49%, 미국 50%, 캐나다는 53% 순이다"며 " 해외에서는 종이팩을 어떻게 재활용하길래 일정 수준의 재활용률이 나오는지 벤치마킹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이팩은 살균팩과 멸균팩으로 나뉜다. 종이팩을 재활용시키는 과정에서 멸균팩은 양면에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성분이 코팅돼 물에 분해되는 속도가 달라 재활용률을 떨어뜨리고 있어 재활용률을 높이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멸균팩이 골칫덩어리 취급을 받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멸균팩을 활용해 물, 음료, 식용유, 세제 등을 담는다. 일본, 유럽 국가들은 종이팩 자원순환에도 적극적인데 벨기에의 경우 먈균팩 재활용률이 84% 수준이다. 회수된 멸균팩은 생활필수품, 유통·건축 자재 등으로 다양하게 재활용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멸균팩을 사용하는 대표 유업계 생산자·시민단체·재활용 업계 등이 '멸균팩협회'를 구성해 자원순환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위안이 된다.

기업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혁신 기법으로 벤치마킹을 활용한다. 복제나 모방과는 다른 개념으로 선도 기업의 기술력을 복제가 아닌 장·단점을 분석해 경쟁력을 높이는 경영 도구다.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생산자 업계·지자체·배출자가 한마음 한 뜻으로 머리를 맞대 선진국의 사례들을 배우는 벤치마킹이 시급한 때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