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제안보·기술동맹 확장 성과…한중관계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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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한미, 경제안보·기술동맹 확장 성과…한중관계는 숙제
반도체·배터리·원자력 등 전략산업 협력 강화||대북 억지력 강화…中견제 속 IPEF 본격화
  • 입력 : 2022. 05.22(일) 16:29
  • 서울=김선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 양국은 21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경제안보와 기술동맹으로 확대했다. 다만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 등 중국이 민감해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점은 향후 한·중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공동의 희생에 기반하고 깊은 안보 관계로 연마된 한미동맹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확대되고 있다"며 "역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은 민주주의, 경제,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인 양국의 중추적 역할을 반영하여 한반도를 훨씬 넘어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은 반도체, 배터리, 원자력, 우주개발 등 경제안보 성격으로 격상된 산업분야에서의 협력과 역내 경제질서 구축을 위한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도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안전하고 지속가능하며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은 이런 노력의 기반"이라며 "미국 주도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 정상 회의로 촉진되는 국가 간 협력과 다가오는 각료급 회의에서의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양 정상은 공급망 생태계 내 당면한 도전과 장기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배터리, 핵심광물 등 주요 품목의 공급망 촉진을 논의하기 위해 정례적인 장관급 '공급망·산업대화'도 설치하기로 했다.

원자력 협력과 관련해선, "신형 원자로 및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 산업계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방 상호 조달 협정 협의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까지 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에서, 강력한 실질적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한 방안이 담겼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빈틈없는 공조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며 "북한과의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길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강조하고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한미연합훈련 및 미군 전략자산의 전개를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약화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하는 한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 (EDSCG)의 재가동을 실천 전략으로 넣었다.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도 공식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규범에 기반한 인도·태평양 지역 질서를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그 첫걸음은 IPEF 참여"라고 밝혔다. IPEF는 역내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경제협의체다. 한·미 정상은 "번영하고 평화로우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유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동 지역에 걸쳐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동맹을 한층 공고히 했지만, 대중 관계는 숙제로 남게 됐다.

중국은 IPEF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미국이 대중 압박에 한국을 끌어들인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보복이 현실화됐던 '제2의 사드 사태'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국을 공급망에서 제외한다는 말은 전혀 없다"며 "IPEF도 상호보완적 공급망 안전에 초첨을 맞추고 있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한다는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22일 오산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해 한미연합작전을 수행하는 장병들을 격려한 뒤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일본으로 떠났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