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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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전환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 입력 : 2022. 05.23(월) 15:00
  • 편집에디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식량공급에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에너지와 곡물 가격의 폭등과 함께 원자재 상승 등 경제적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에 화석에너지 40-50%를 공급하는 에너지 강국이고,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릴 만큼 밀과 옥수수 생산이 세계 4-5위인 수출 강국이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말, 전쟁 직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연합(EU)과 서방세계는 푸틴의 러시아를 전범국가로 지칭하며 경제제재 등 각종 제재와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EU와 영국의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이 심각하다. 제재 차원에서 화석연료 수입을 중단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침략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EU와 영국 등 많은 나라들은 석탄 석유 가스 비용 하루 수십억 달러를 러시아 푸틴의 지갑에 채워주고 있다. 변화가 없는 한 연간 수천억 달러가 그렇게 러시아의 금고에 들어가게 된다. 세계가 러시아에 막대한 전쟁 비용을 보태주는 꼴이다. 화석에너지의 러시아 의존을 그대로 가져가는 한 제재의 실효성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EU는 지난 4월, 연말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3분의 2로 축소하고, 2027년까지 러시아 화석에너지 의존에서 완전히 탈피하겠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는 유럽연합 국가들에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단기적으로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과 중단과 다른 대안의 모색이다. 중장기적으로 화석에너지를 탈피하는 에너지 전환이다. 그러나 다국적 거대 석유기업들은 신규 석탄 석유개발을 위한 움직임도 있고, 원전 산업체들은 원자력 부활을 주장하는 흐름도 있다.

에너지 전환이 가장 큰 흐름이다. 이미 국제사회는 파리협정과 후속 조치를 통해서 '2050 탄소중립'을 약속했고, 2030년 50% 온실가스 감축과 그에 합당한 재생에너지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유럽연합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2030년 유럽연합의 재생에너지 도입 목표를 기존 40%에서 45%로 상향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자동차 등 교통수단을 전기 수소차로 전환하며, 각종 건축물 등도 전기화하는 등의 대응책이 담겨 있다. 추가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해 수백억 달러의 예산도 투자할 방침이다. 특히 EU 국가 중 가장 큰 경제력을 지닌 독일은 앞서서 야심찬 에너지 전환과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앞당기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독일이 어느 국가보다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나 식량문제도 안보 이슈라는 것을 보여준다. 얼마 전 러시아는 핀란드의 가스 수출을 차단했다. 핀란드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자원을 무기화한 것이다. 러시아가 다른 나라에게도 이런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은 화석에너지원을 98% 해외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빈국이다. 수입된 석유의 6%가 러시아산이다. 우리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지만, 우리의 경제사회 구조는 에너지 과소비를 전제하고 있고, 온실가스 배출도 그만큼 높다. 갈등과 대립의 국제정세가 전개된다면 우리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해도 우리는 할 말이 없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도 독일처럼 더 야심차게 전환에 나서야 한다. 이미 약속한 2050 탄소중립을 확고히 이행하고, 앞당기도록 해야 한다. 신정부 들어 원자력의 확대와 부활의 목소리만 들리고 있다.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자력은 에너지 전환의 방법이 될 수 없다. 국민들의 생명과 평화, 안전이 보장되는 그 길,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의 미래로 가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