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광장·이기언> 모두의 '꿈'을 찾아주는 배움 기회 확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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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광장·이기언> 모두의 '꿈'을 찾아주는 배움 기회 확대를
이기언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연구원·교육학박사
  • 입력 : 2022. 05.26(목) 13:05
  • 편집에디터
이기언 연구원
올해 필자의 연구과제 중 하나는 '2022 광주교육 종합실태조사'이다. 광주광역시교육청에서 2년마다 광주지역 전체 초·중·고등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요인을 분석하여 광주교육의 종합적 실태를 파악하고 교육정책 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이다. 현재는 설문 결과를 분석하고 있는 단계인데, 학생들이 응답한 결과를 살펴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워 마음이 아플 때도 있고, 뜻밖의 응답 내용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요며칠 학생들의 장래 희망을 훑어보면서 천편일률적인 답안들 사이에 이색적인 직업을 발견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강아지 유치원 원장, 반려동물 간식 전문점 사장, 고양이 브리더, 드론 레이싱 선수, 트위치 스트리머, 나무 의사 등이다. 이런 직업을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꿈을 키워갈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흐뭇해졌다.

학생들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교육과정까지 진로 인식과 탐색, 선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장래 희망을 결정하는 데에는 정규교육과정보다 텔레비전 등의 매스 미디어, SNS와 같은 소셜 미디어 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매체를 통해 전달받는 정보는 상업적이거나 편향적 직업관을 갖게 하여 실제 그 직업을 갖게 되는 과정의 고단함은 모른 채 화려하거나 좋은 면만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학생들이 해당 직업 종사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정보를 듣고 직접 체험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광주광역시서부교육지원청에서 작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K-명장과 함께 하는 진로 캠프'는 서부 학생의회의 설문조사로 선정된 분야의 명인·명장이 참여하여 학생과 전문가가 함께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중학생 대상의 진로 캠프이다. 학생들은 이론 위주의 강의가 아닌 우리지역 명인·명장들과 함께 체험터 혹은 명장들의 작업공간에서 해당 분야의 과제를 직접 실행해봄으로써 경험을 통한 실질적 진로 탐색과 꿈을 찾아가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진로 캠프는 수강신청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광주광역시에는 이러한 명인·명장을 비롯하여 평생학습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많다. 동구의 '생활의 달인', 북구의 '솜씨 언니', 광산구 '꿈에 뽀짝 지도사'들이다. 이들은 지역의 훌륭한 인적 자원으로서 즐겁게 배우고 배움을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동네 고수들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다양한 배움 활동을 계획하기 위한 인적 자원, 교육 공간 등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최근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로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르침과 배움은 학교뿐만 아니라 삶의 전 영역에서 평생에 걸쳐 이루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학교는 더 이상 교육과 학습의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이면서 지역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민주적 협의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 온 교육과정은 우리의 삶과 겉돌아 밀착되지 못한 측면이 많았다. 삶터나 지역보다는 국가와 중앙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터 안에서의 경험이 배움으로 나의 삶에 스며들어 잘 살아가는 힘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꿈꾸는 과정은 더욱 그러하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시장, 교육감, 지방의원 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 지역 안에서의 배움을 더욱 탄탄하게 지원하겠다고 하였다. 교육은 교육청만의 업무가 아니라고도 하였고, 마을안에서 학교 교육을 연결해나가는 더욱 유연하고 확장력있는 정책을 공약으로 제안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공약들이 빈말이 아닌 지켜질 약속이기를 바란다. 우리 지역의 아이들을 중심으로 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울타리'를 광주시민 모두가 배움으로 함께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