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이건철> 돌풍보다 낡은 구태를 탈피하는 새로움을 보고 선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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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이건철> 돌풍보다 낡은 구태를 탈피하는 새로움을 보고 선택해야
이건철 전남관광재단 대표이사
  • 입력 : 2022. 05.25(수) 15:30
  • 편집에디터
이건철 대표이사
정치신인으로서 역대 최소득표(율)차로 당선된 윤석열 20대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었다. 정치입문 1년도 안 된 대통령이 파격적으로 등장해 정권교체를 이루었다. 지금까지 한국 정치사에서 정치혐오의 주범으로 펑가되어 온 '낡은 구태'를 버리지 못한 구 여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자 이에 대해 새 정부로 향한 반사적 선택이었다고 판단된다. 요컨대, 금번 선거에서 얻어진 교훈은 무엇보다 정당이나 후보 모두 낡은 구태를 청산하고 실현시켰느냐의 여부에 따라 선거 결과가 나타난다고 정리하고 싶다.

주지하다시피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지난 '90년대 이후 역대 모든 선거에서 선택권을 빼앗기다시피 했다. 심지어 90%가 넘는 지역민들이 진보 진영 정당을 선택하는 것 말고는 대안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경선이 본선보다 치열할 수밖에 없었고, 본선이 끝나면 선거 분위기는 찾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이번에도 경선을 조용히 치룬 시․도지사 선거는 어김없이 이미 파장 분위기이고, 굳이 관심을 끄는 것은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 정도이다. 윤 대통령 득표율보다 많고 적고가 주된 관심사다.

반면 대부분의 기초단체장 선거는 오히려 지난 선거에 비해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 공천이 당선이라는 '민주당 돌풍'에 더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내세우는 이른바 '무소속 돌풍'이 대항마로 등장해 금번 선거의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 대목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돌풍' 현상이다. 지금까지 30년 이상 진행되어 온 광주․전남의 90% 내외의 유별난 득표율의 주된 이유가 바로 '묻지마 돌풍'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DJ 돌풍을 시작으로 민주화․진보․국민의 당(2016) 돌풍 등이 실례이다. 그런데 이러한 돌풍은 총체적으로 득보다는 실이 많아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 저변에 이성보다는 감성이, 성숙함보다는 섣부름이, 냉정함보다는 군중심리가 우선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번처럼 광주․전남이 예기치 않게 야당이 된 입장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지방선거의 선택기준은 지역사회의 단순한 돌풍이 아닌 지역민 한사람 한사람의 낡은 구태를 탈피하는 것인가의 여부에 대한 냉정하면서 성숙한 선택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지금까지 관행적 선택기준이었던 이념, 학연, 혈연, 지연 등의 사적인 인연은 과감하게 떨처내고, 지역의 새로운 백년대계를 책임질 수 있는 인재를 냉정하고 성숙하게 선택해야 한다. 30년 이상 지역발전 연구활동을 해온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지역발전은 대통령보다 오히려 시․도지사와 시․군․구청장 역할이 더 크다고 감히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단체장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단순한 돌풍에 의해서 죄우되지 않고, 지역민의 냉정함과 성숙함에 의해 결정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이처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방선거에서 훌륭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후보별 정책공약과 이를 실현시킬만한 역량, 후보의 도덕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구태를 탈피한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는 의지가 있는가의 여부를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동시에 재임자와 신인별로 분류하여 재임자는 지난 4년간의 성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신인은 지나 온 경력과 공약을 토대로 세심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재임자들의 지난 4년간의 성과는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 후보별 지난 4년의 성과와 정책공약, 역량, 도덕성, 그리고 새로움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결국 지역민들의 관심이 배가되어야 하며, 동시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지역사회의 언론과 시민사회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새 정부가 집권하게 된 가장 주된 이유로 진보진영의 '관행적 낡은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은 지역 정치권의 시대적 과제이자 의무라 생각한다. 당연히 정당이나 후보자들도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이에 부합하는 공약과 실현방안을 제시하되, 가장 비중을 두어야 할 부문은 낡은 관행에서 탈피한 새로운 정치상을 경쟁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루빨리 정당이나 무소속 등의 돌풍에 휩쓸리지 않고 지역민 한사람 한사람의 냉정하고 성숙한 선택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는 지방선거를 보고 싶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