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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1톤 쓰레기… 아전당 하늘마당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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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1톤 쓰레기… 아전당 하늘마당 '몸살'

하늘마당 청소 현장 동행 취재
새벽, 곳곳 음식물·깨진 술병 수북
쓰레기 더미에 화장실 입구 막혀
미화원 “쉬는 시간도 없이 청소”
개장 전보다 쓰레기 배출 10배↑

게재 2022-05-26 16:35:19
26일 오전 7시께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 공용 화장실 입구에 전날 밤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있다. 강주비 인턴기자
26일 오전 7시께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 공용 화장실 입구에 전날 밤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있다. 강주비 인턴기자

"전쟁이죠. 쓰레기 전쟁."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환경미화 조장 김명옥(59) 씨는 쓰레기 더미 앞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하늘마당 공용 화장실 앞 산적한 쓰레기를 보며 "매일 쓰레기와 전쟁하러 온다"며 덤덤한 웃음을 지었다.

김 씨가 먼저 들린 곳은 화장실이었다. 전날 하늘마당을 방문한 사람들이 남기고 간 엄청난 양의 쓰레기에서는 악취가 진동했다.

하늘마당 공용 화장실 앞에는 술병, 음료수 캔, 배달 음식 상자 등이 뒤섞인 봉투 50여 개가 쌓여 있었고, 버려진 비닐봉투 속에는 먹다 남긴 음식들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바닥에도 음식 용기가 널부러져 있었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수십번 허리를 굽혔다 편 김씨는 난잡하게 뒤섞인 쓰레기들 중 그나마 깨끗한 병, 캔을 분리해 흰색 봉투에 담았다. 그러면서 "분리수거라도 해놓고 가면 좋을 텐데…"라고 들릴듯 말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 ACC 하늘마당은 거리두기 해제가 이달초부터 실시되면서 지난 2일 개장했다. 그 뒤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특히 금요일과 주말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붐빈다.

문제는 쓰레기다. 하늘마당 곳곳에는 날마다 쓰레기와 음식들이 투기 돼 있고, 유일하게 쓰레기통이 있는 공용 화장실은 입구가 막힐 정도로 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이렇게 남겨진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은 청소노동자들의 몫이다.

26일 오전 7시께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 공용 화장실 내에 일회용 컵, 배달 음식 용기 등이 널려있다. 강주비 인턴기자
26일 오전 7시께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 공용 화장실 내에 일회용 컵, 배달 음식 용기 등이 널려있다. 강주비 인턴기자

실제로 이날 분리수거가 끝난 후 쓰레기봉투를 세어보니 총 14개였다. 이것이 모두 화장실에서만 나온 분량이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수거용 리어카는 가득 차 버렸다.

그러나 진짜 청소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쌓여있던 쓰레기를 치우니 온갖 음식물 찌꺼기로 오염된 바닥이 드러났다. 끈적한 음료, 술, 국물 등이 섞인 화장실 바닥은 쉽게 닦이지 않아 세제로 이중 청소를 해야 했다.

김씨는 "음료는 오히려 괜찮다. 치킨, 피자 같은 음식에서 기름이 나오니까 잘 지워지지도 않고, 바닥이 미끄러워져서 위험하다"며 "미끄러운 바닥에서 힘을 주며 걸레질을 하다 보니 발목에 무리가 가 테이핑을 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날 김씨가 10평 남짓한 화장실을 청소하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2시간. 분리수거, 바닥청소뿐 아니라 세면대와 벽면, 문 등에 묻어 있는 오염물들까지 제거해야 했기 때문이다.

ACC 매표소, 부설 주차장, 상상마당 등도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기는 마찬가지다.

인도, 계단에도 깨진 유리병과 일회용 컵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잔디밭에는 비둘기들이 모여 떨어진 음식물을 주워 먹고 있었다. 화단 속에 몰래 버린 쓰레기를 찾는 것도 일이다.

26일 오전 8시께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 잔디밭에 시민들이 남기고 간 음식물 쓰레기를 비둘기가 모여 먹고 있다. 강주비 인턴기자
26일 오전 8시께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 잔디밭에 시민들이 남기고 간 음식물 쓰레기를 비둘기가 모여 먹고 있다. 강주비 인턴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화원들의 휴식 시간이 밀리는 일도 다반사다.

휴식 시간은 오전 9시부터 30분가량이지만 요즘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김씨는 "휴식 시간에 미화원들이 함께 모여 아침밥을 챙겨 먹곤 하는데, 휴게실에 갈 시간도 없고, 가도 사람이 없어 같이 밥 먹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는 "하늘마당이라는 좋은 시설을 예쁘게 가꿔 놨는데 날마다 더럽게 사용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본인의 쓰레기는 집으로 가져가서 처리하는 시민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만약 그렇게 할수 없다면 최소한 분리수거라도 제대로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ACC 쓰레기 배출량은 지난 주말에만 약 1톤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진수 ACC 환경미화 팀장은 "아직 이번 달 쓰레기양을 정확히 집계해보지 않았지만, 하늘마당 개장 전과 비교해 매주 1톤, 전체적으론 약 10배 정도 쓰레기량이 늘어난 것 같다"며 "ACC에서도 시민 의식 개선 차원에서 여러 홍보·캠페인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