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해안에 괭생이모자반 밀려와 '쑥대밭'…정부 예산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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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해안에 괭생이모자반 밀려와 '쑥대밭'…정부 예산지원 절실
흑산·지도·자은·하의도 등에 출몰||한정된 예산 군 수거활동 버거워||"자연재난 인정" 해수부와 논의
  • 입력 : 2022. 06.19(일) 17:03
  • 조진용 기자

지난 1일부터 흑산도와 지도, 자은도, 하의도에 떠밀려온 괭생이모자반을 어민들이 수거하고 있다. 신안군 제공

바다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괭생이모자반'이 신안 해안으로 밀려오면서 애를 먹고 있다. 보통 가을·겨울 시기에 중국에서 출현하는 괭생이모자반이 올해는 이른 6월부터 떠밀려오면서 수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원활한 수거가 이뤄지도록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19일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흑산도(본도·홍도, 110톤) △지도(42톤) △자은도(45톤) △하의도(23톤) 등에 괭생이모자반이 떠내려 왔다. 어민들은 느닷없는 괭생이모자반'의 출몰에 삶의 터전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하는 양상이다. 다행히 올해는 김 양식이 끝나는 시점에 괭생이모자반이 떠내려 와 양식장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괭생이모자반은 톱니 모양 형태로 해상을 떠다니면서 강한 암모니아 냄새를 풍기며 썩는 잎을 말한다.

신안군 앞바다에 괭생이모자반이 유입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두 차례(2018년·2021년) 괭생이모자반으로 621 어가에 총 9억3632만원의 피해를 입혔다.

당시 군은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피해 복구를 위해 국비 50%, 융자 30%, 자부담 20%를 지원했다.

신안군은 괭생이모자반으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예찰활동을 벌이며 수거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군은 조업어선, 어촌계 어선, 바다환경지킴이 인력 등을 활용한 통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지속적인 예찰활동을 하고 있다. 괭생이모자반 유입 최소화와 수거·처리를 위해 민간어선(소형 인양기 부착 어선) 수거 대응반 18척(흑산 9척· 장산 2척· 하의 4척·안좌 3척)을 편성, 양식장에 유입되지 않도록 신속한 수거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안해역으로 떠밀려 온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한 어민들이 어선에 싣고 있다. 신안군 제공

사업비 4억원(도비 6000만원·시군비 1억4000만원·자부담 2억원)을 들여 자은면 한운리(고교항 지선)에 괭생이모자반 차단용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 설계도 진행 중이다.

군은 괭생이모자반 유입 차단을 위해 선제 예방에 나서고 있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14개 읍·면 해안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해양쓰레기 정화사업'으로 18억원을 편성했지만 이번 달 갑작스러운 괭생이모자반 출현으로 12억원을 모두 소진한 상태다.

어민들은 때 이른 괭생이모자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지원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춘배 전 신안군수산인경영인연합회장은 "14개 읍·면 해역 중 4개 해역에서 괭생이모자반 차단 활동을 하고 있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어 수거인력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괭생이모자반이 자연재난으로 분류가 안돼 있어 보상을 받기 위한 심의과정이 길어 어업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예산지원이 근본 해결책이며, 수월한 보상·집행을 위한 방안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안군은 괭생이모자반의 추가 발생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에 추가 예산을 요청할 방침이다.

최현민 신안군 해양수산과장은 "오는 7~8월 여름철 태풍 시기에 괭생이모자반이 또 밀려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비 10억원(100%)과 괭생이모자반이 자연재난으로 인정되도록 해양수산부와 유관기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괭생이모자반 출몰은 지난 2011년부터 중국이 해양경제 혁신발전 구역 프로젝트 일환으로 괭생이모자반을 대량 이식하면서 파도와 바람을 타고 신안해역까지 출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