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세이·최성주> 냉엄한 국제정치… 신안보 위협 전방위적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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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세이·최성주> 냉엄한 국제정치… 신안보 위협 전방위적 대응 필요
최성주 고려대 특임교수·전 주 폴란드 대사|| 62)포괄안보시대, 나토와 한미동맹
  • 입력 : 2022. 08.09(화) 14:18
  • 편집에디터
최성주 특임교수
안보(security)란 안전을 보장하는 것인데, 국가안보와 국제안보로 나뉜다. 기본 목적은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시대별로는 전통 안보와 비전통 안보로도 구분하는데 비전통 안보의 실례는 기후 위기 및 팬데믹 위기, 사이버 위협 등이다. 이는 '신안보'라고도 불리는데 새로운 위협은 새로운 대응을 요구한다. 비전통 안보는 정보화와 세계화를 그 배경으로 한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새로운 안보 위협이 대두된다. 이러한 신안보 위협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대응이 필요하며 정부는 물론, 기업과 민간단체(다중이해당사자)의 동참과 호응이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는 포괄안보 시대에 살고 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동시에 초강대국인 미국과 소련이 냉전을 시작한다. 이러한 동서 냉전체제는 군사동맹을 통한 블록화를 초래한다. 미국이 주도한 나토(NATO)동맹 및 소련이 주도한 바르샤바조약(WTO)동맹이 그것이다. NATO 동맹국이 미국, 캐나다 및 서유럽 국가들인데 반해, WTO 동맹국은 소련 외에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 중동부 유럽의 위성국가들이었다. 80년대말 냉전이 종식된데 이어 1999년 폴란드와 헝가리, 체코 등이 NATO에 가입하면서 WTO는 형해화되고 결국에는 해체된다. 냉전 종식은 공산 진영에 결정적인 타격을 준 셈이다. 이후 러시아는 구소련에 속했던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등 6개국으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를 설립한다. 대개 전통적인 국력은 군사력을 위주로 판단한다. 90년대 들어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신기술이 등장하며 안보환경에는 새로운 상황이 야기된다. 동맹의 전통적인 대응 방식과 그 대상도 변하고 있다. 신기술의 고속 발전은 혁명적인 접근을 요구한다. 이는 군사위협 자체보다 본질상 간접적이지만 결과적으로 안보 위협요인으로 평가된다. 군사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신무기는 물론, 소재 물질과 원자재 확보도 안보 역량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연계와 융합의 시대인 21세기는 글로벌 공급망 안전의 확보가 국가의 핵심 이익과 직결된다. 장기전으로 진입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곡물, 원자재, 금융, 물류 등 복합적 분야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이래 지속되고 있는 미-중 대결도 대만 및 남중국해, 인권 문제는 물론, 무역, 기술로부터 원자재 확보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오늘날 국제정치 현실에서 경제와 외교는 상호 연계 작용한다.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절실히 요구되는 배경이다.



이처럼 도전적인 외교안보 환경 속에서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지평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을 가치동맹으로 업그레이드 해 글로벌 이슈와 보편적 가치에 대해 공조하는 미래 비전을 갖춰야 한다. 지난 6월말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최초 참석은 시의적절한 조치였다. 우리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나토의 글로벌 파트너 자격으로 마드리드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이다. 한국 등 4개 국가는 나토 동맹국이 아니다. 글로벌하고 보편적인 가치와 이슈에 대해 국익을 우선시 하면서 투명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와 인권이다.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으로서 특수한 지정학적 상황에 놓여있는 대한민국은 인접국이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및 러시아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 및 우리와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일본과의 협력 강화를 전제로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라는 엄중한 국가안보 현실 속에서 미국과 동맹을 심화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데 외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미국, 중국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양다리를 걸칠 경우 양쪽 모두로부터 버림받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유사시에 대한민국이 도움을 요청할 대상은 공산 진영인 중국이나 러시아가 아니다. 우리가 미국과의 동맹을 심화할수록,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우리의 입지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최초 참석 및 나토와의 실질 협력 강화는 한미동맹의 질적인 업그레이드로 연결되는 전략적 효과가 있다. 국제정치의 현실은 냉엄하다. 러시아로부터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보라. 이것이 바로 동맹 없는 국가의 설움이다. 우리가 1953년에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였지만, 미국과의 동맹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한미동맹을 소중히 여기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초당적으로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국가안보에는 설마가 없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