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다가오는데…폭우·폭염 뒤 물가 또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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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추석 다가오는데…폭우·폭염 뒤 물가 또 오르나
양동시장 배추값 한 달 만에 23% ↑||7월 신선채소 전월보다 17% 올라||많은 비·고온현상에 추가 상승 우려||“이른 추석에 유통물량 이미 줄어”
  • 입력 : 2022. 08.15(월) 17:27
  • 곽지혜 기자
전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채소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며 지난달 신선채소 가격이 한 달 전보다 17%가량 오른 가운데 최근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으로 농작물 가격의 추가 폭등이 우려되고 있다. 동시에 이른 추석으로 명절이 코앞에 다가오며 물가 안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광주 양동시장의 배추 1포기 가격은 7930원으로 전월(6080원) 대비 23% 상승했다.

한 달만에 급등한 채소는 배추뿐만이 아니다. 시금치 1㎏은 지난달 7000원선에서 9330원으로 26%가량 올랐으며 무 1개 가격은 2130원에서 3730원으로 43%가량 뛰어올랐다.

전국적으로도 지난달 신선채소 물가는 전월보다 17.3%, 1년 전과 비교해서는 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7월 소비자물가 동향 조사에 따르면 한 달새 상추는 무려 108% 상승했으며 시금치 95.4%, 오이 73.4%, 열무 65.8%, 호박 50.6%, 부추 37.1%, 배추 30.4%, 무 24.7% 등에서 특히 가격 변동이 두드러졌다.

대부분 잦은 비와 폭염이 작황 부진을 일으켜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인데, 문제는 최근 중부권에 쏟아진 폭우로 이미 가격이 폭등한 채소류 수급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농림식품축산부에 따르면 지난주 수도권과 강원, 충청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지난 14일 기준 1457㏊ 규모의 농작물이 침수됐으며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농작물이 비를 많이 맞은 상태에서 급격하게 높은 기온에 노출되면 병해가 발생하거나 생육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폭우에 이은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내달 초 평년보다 이른 추석이 예정돼 있어 농산물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물가 안정은커녕 지난달 외환위기 이후 최초로 6%까지 치솟은 소비자 물가가 7%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농약비와 영양제 지원 등을 실시하고 집중호우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추석 명절을 위해 역대 최대 수준인 650억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체감 물가를 낮춘다는 전략도 세웠다.

배추, 무, 돼지고기, 명태 등 20대 성수품 평균 가격을 지난해 추석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공급 규모를 평년 대비 1.4배가량인 23만톤으로 늘리고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을 배포한다.

배추, 무, 양파, 마늘 등 농산물은 정부 비축분을 방출하고 긴급수입 조처 등으로 공급을 늘린다. 소, 돼지고기 등 육류는 할당관세 물량을 도입해 도축 수수료를 지원하고 명태, 고등어 등 수산물은 비축물량을 전량 방출한다.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은 이날부터 내달 12일까지 농축수산물 구매 시 20~30% 할인을 제공하며 1인당 사용 한도도 기존 1만원(전통시장·직매장 2만원)에서 2만~4만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도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다. 명절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신선채소와 주요 과일의 경우 비축 물량이 적고 할인쿠폰 역시 수요를 급격히 끌어 올려 오히려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역의 한 농식품 유통 관계자는 "아직 여름, 가을 태풍 등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이미 폭우로 채소와 과일 등의 물량 공급이 불안한 상태"라며 "올해는 추석 시점도 빨라서 이대로 지역에 유통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도매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농산물 가격 상승폭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