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도 '이웃' 차별적 '시선' 거둬야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노숙인도 '이웃' 차별적 '시선' 거둬야
광주 30여명… 아파도 치료 못 받아||"'이동 상담소' 등 새 지원체계 필요"
  • 입력 : 2022. 12.07(수) 17:12
  • 강주비 수습기자
지난 1일 늦은 저녁 광주 서구 한 역사에서 발견한 노숙자에게 광주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사회복지사가 음식을 건네고 있다. 강주비 수습기자
지역 노숙인 복지와 관련 이동 상담소 설치, 의료 접근성 확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7일 광주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센터)에 따르면, 광주의 시설·임시주거 노숙인을 제외한 거리 노숙인은 지난해 기준 30여 명으로 파악된다.

자치구 별로 △동구 11명 △서구 12명 △남구 2명 △북구 2명 △광산구 3명 등이다.

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하는 만큼 이들이 가장 취약한 계절은 단연 겨울이다. 노숙인들은 저체온증, 동상 등 한랭질환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센터는 이달 1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현장보호활동을 강화해 노숙인을 집중 발굴·지원키로 했다. 노숙인 밀집지역에 주·야간 순찰을 확대하고, 응급 잠자리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센터에 발을 들이는 노숙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낯선 사람·환경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지원 시설의 위치 접근성을 높여 이용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센터와 희망원 등 노숙인 지원·보호시설은 지하철역에서 도보 30분 거리에 있는 등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역사, 천변과 같은 노숙인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 상담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통해 '일시 보호'가 아닌 '응급 잠자리'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더 나아가 센터 연계를 강화해 서비스 이용률을 높이자는 것이다.

윤종철 센터장은 "대구 등 타지역은 지원 시설이 역사와 같이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있고, '응급 잠자리'로써 노숙인들이 단 하루라도 씻고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다"면서 "역이나 터미널 인근에 '이동 상담소'를 설치해 노숙인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광주에는 노숙인 지정 병원이 전무해 의료 지원의 한계를 겪고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8월 센터는 다리를 다친 동구 노숙인 A씨를 발견하고 의료 지원을 위해 병원 2곳을 방문했지만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했다. 결국 A씨는 전문적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응급 처치만 한 후 상처를 방치하고 있는 상태다.

김승도 과장은 "광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과 함께 노숙인의료진료지정병원 의제를 만들기 위해 지역 3차 병원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노숙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비 수습기자 jubi.kang@jnilbo.com